[중견화학사는 지금]최저치 근접한 국도화학 주가, 반등 포인트는③에폭시 수요 절반 중국 경기둔화...고부가 제품 비중 키워 수익하락 방어
정명섭 기자공개 2024-06-11 08:21:05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5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화학사 국도화학은 에폭시 수지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라는 우월적 지위가 무색하게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산업·건설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다. 중국 경쟁사들의 설비 증설로 에폭시 수지 저가 경쟁이 발생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현 주가 수준은 이를 반영한다.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이 있었던 2020년 초 수준에 근접할 기세다. 주가 반등은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에폭시 제품 비중 확대, 인도 에폭시 설비 증설 성과 등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부진에 '코로나 사태' 수준에 근접한 주가
국도화학의 주가는 현재 3만5000~3만6000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작년 9월 역대 최고점(5일 고가 9만5000원)에 오른 후 줄곧 내림세를 이어오다가 현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중순 3만8000원대로 오르기도 했으나 잠시뿐이었다. 일부 석유화학 기업이 예상외로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화학주들이 전부 주목을 받은 시기다.
지난 5년으로 기간을 넓혀보면 국도화학 주가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2020년 3월 수준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주가는 3만원선을 밑돌기도 했다.
올해 2월 기준 6개월간의 주가수익률은 -21.7%(절대주가 기준), 12개월간 주가수익률은 -5.9%로 집계된다.

주가 하락은 저조한 실적 탓이다. 국도화학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117억원, 1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대비 18.1% 줄었고 영업이익은 80.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5%로 평년 수준인 약 4~6%보다 낮았다. 올해 들어 영업이익률은 0.6%(1분기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중국의 경기 침체와 관련이 있다. 국도화학 매출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에폭시 수지는 페인트 원료로 사용되는 소재라 국내외 건설·산업 경기가 시황을 좌우한다. 국도화학은 에폭시 수지와 그 원재료인 에피클로로히드린(ECH)·비스페놀(BPA)의 가격 차이(스프레드)에 따라 실적이 달라진다. 수요가 감소하면 스프레드가 하락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중국은 글로벌 에폭시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국도화학의 중국 등 아시아 매출 비중은 전체의 37.5%로 지역별 매출 중 가장 높다.
중국 경쟁사들의 자체 생산설비 확대로 에폭시 수지 초과공급이 발생한 것도 국도화학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폭시 시황은 글로벌 수요와 공급 모든 면에서 차질이 빚어져 약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인프라 투자 확대 '인도' 겨냥
국도화학의 주가 반등은 결국 수익성 개선 여부에 달렸다. 관전 포인트는 올해 국도화학이 고부가가치 에폭시 제품 비중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다.
고부가가치 에폭시 제품은 풍력 발전용 블레이드 등 복합소재용 에폭시, 스페셜티용 에폭시 수지를 말한다. 범용 제품 대비 마진율이 최소 5%에서 최대 10%가량 높다. 국도화학은 17% 수준인 고부가 에폭시 수지 매출 비중을 올해 30%까지 늘려 수익성 하락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국도화학은 주택과 철도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는 인도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인도는 지난 2월 향후 5년간 주택 2000만채 건설을 포함해 고속도로와 철도, 상업용 건물 등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현지 에폭시 수지 시장의 생산 규모는 올해 172만톤에서 2029년 251만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7.9%다.
인도 기업들은 현지 생산설비 부족으로 에폭시 물량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수입액 1위 기업은 한국이었다.
국도화학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에 에폭시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4만톤 규모인 인도 내 생산능력은 증설 완료 시 10만톤까지 늘어난다. 국도화학 전사 생산능력의 11%가 인도에 집중된다. 투자업계가 중장기적으로 인도의 경제 성장과 국도화학의 실적 성장이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국도화학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별도의 주주환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배당성향 확대, 주식 배당 등이 논의되고 있다. 국도화학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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