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곳간 지기' 윤중석 전무, 숫자에 밝은 35년 '재무통'④재무건전성 강화 '초점'…CAPEX 1조원 밑으로 '목표'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19 07:40:38
[편집자주]
'탈(脫) 정유'.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외치는 구호다.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경유·중유 등을 만들어 파는 정유업은 국제 유가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해 실적 부침이 심한 탓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2030년까지 정유업 매출 비중을 45%까지 줄이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지만,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정유업 매출 비중은 90%를 넘어선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신규 설비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에 여전히 발목도 잡혀 있는 모습이다. 올해 사업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HD현대오일뱅크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오일뱅크의 곳간은 윤중석 재무지원부문장 전무가 지키고 있다. 30년 이상 한 회사에 몸담으며, 어려웠던 시기와 재도약 시점마다 곳간을 책임지며 오랜 신임을 받은 '믿을맨'이기도 하다.윤 전무의 이력은 단 세 줄로 요약된다. 관리팀 입사, 세무회계 담당, 재무부문장이다. 특히 조 전무는 재무지원부문의 업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본부별 사업 지원을 돕는 조력자의 역할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윤 전무는 올해 차입부담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35년 '재무통'…숫자에 밝은 뱅커 정평
"제도 개선(법률 개정 등)을 통한 사업 기획을 확충해 수익 개선을 진행할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특히 재무 업무를 통합 운영해 대외기간으로부터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도 장점입니다."
윤 전무는 디테일한 업무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침착하고 꼼꼼한 편이라 숫자와 여러 프로젝트를 살펴볼 때 특이점을 찾아내고 분석하는 데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종 위험을 예측하는 역량과 위기 관리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윤 전무는 1967년생으로, 홍익대 세무학 석사를 졸업했다. 1989년 극동정유(현대오일뱅크의 전신)에 입사한 이래 30년 넘게 HD현대오일뱅크에서 한 우물을 팠다. 입사 후 줄곧 재무와 회계, 세무 영역에서 경력을 쌓아 전문성을 키웠다.
윤 전무는 2차 석유파동으로 재정난이 지속되는 등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며 사명이 '현대정유→현대오일뱅크→HD현대오일뱅크'로 바뀌는 동안에도 재무와 회계 부문을 맡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1999년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할 때 회계팀 업무를 맡아 경영개선안 도출 작업에 일조했다.
성과를 인정받은 윤 전무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회계팀 과장부터 팀장까지 꾸준히 승진했다. 특히 2019년 세무회계담당 임원으로 영전한 뒤에는 송명준 당시 현대오일뱅크 재무부문장(현 HD현대·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과 호흡을 맞춘 경험도 있다. 윤 전무는 2020년 송 부문장의 뒤를 이어 CFO로 선임됐다.
HD현대오일뱅크에서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윤 전무는 2021년 재무부문장 상무로 승진한 후 1년 만에 전무까지 올라섰다. HD현대그룹의 재무부문 '키맨'으로 낙점된 순간이다. 그는 올해 HD현대오일뱅크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임무를 맡았다.
◇차입금 및 부채 줄이기 '총력'…자금조달에 집중
HD현대오일뱅크는 올 1분기 부채비율은 230.4%로 나타났다.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부채비율 200%를 넘겼다. 설비투자로 인한 자본적지출(CAPEX)과 유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으로 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탓이다. 통상 부채비율 200%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이 양호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HD현대오일뱅크의 차입기조 키워드는 '장기'다. 9조원 넘는 전체 차입금 가운데 상환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잔액의 비중이 80%를 웃돈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9조230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2022년 말 8조5620억원과 비교하면 1년새 5.4%(4610억원) 늘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유가와 정제마진 등락에 따른 현금창출력 변동이 극심한 본업 특성을 감안해 만기를 최대한 늘리고 분산해 상환압력이 일시에 가중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무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윤 전무는 올해 재무비율 개선을 위해 외상매입금을 축소하는 등 다양한 차입금 및 부채 축소 활동을 계획 중이다. 특히 2019년부터 조 단위를 투자한 CAPEX를 내년까지 연 8000억원 수준으로 줄여 단기간 내 채무가 커질 우려를 해소한다.
윤 전무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MTBE 공장 신설에 880억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중질유분해설비(HPC) 사업에 3조1285억원을 투자하며 차입금이 많이 늘었다"며 "올해는 차입금 및 부채비율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체질 바꾸는 엔씨소프트]수익성 억누르던 '개발비 부담' 덜어낸다
- [IR Briefing]충당금에도 선방한 기아, 가이던스 상향 '자신감'
- [퍼포먼스&스톡]시장 기대 못 미친 현대차, 주주환원으로 반전 노린다
- [금융권 아트 브랜딩]하나은행, 금융기능 얹어 미술품 신탁 도전
- [i-point]시노펙스, 글로벌 혈액투석 시장 정조준 '임상 돌입'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코레일 디지털 전환 지원
- [i-point]엑시온그룹, '미라클20플레이' 홈쇼핑 론칭
- [i-point]큐브엔터 "전소연과 재계약 논의 중"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 'CCTV 기록 강자' 아이디스, 성공적 지주사 체제 '우뚝'
- 양종희 KB회장, 취임 1년 '비은행 성장' 약속 지켰다
박완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K지오센트릭, '친환경·중국' 사업 대폭 손 본다
- SK그룹, 'CEO 세미나' 판 키운다…신임 대표들 모두 참석
- 이석희 SK온 대표, 나홀로 생존…'믿을맨' 거듭난 배경은
- [승부수 띄운 OCI그룹]OCI, 출범 초기부터 구축한 탄탄한 이사회
- [승부수 띄운 OCI그룹]독립성·다양성·견제기능, 3박자 갖춘 홀딩스 이사회
- [승부수 띄운 OCI그룹]'차입 구조' 바꾼 OCI, 주가는 불어난 몸집과 '반대 행보'
- [승부수 띄운 OCI그룹]인적분할에도 주가 타격, 1년 만에 시총 2조 '증발'
- [승부수 띄운 OCI그룹]홀딩스, 현금 쌓고 무차입 경영…계열사 줄여 '위기 대응'
- [승부수 띄운 OCI그룹]성장통 겪는 태양광…대안은 이차전지·반도체
- [유동성 풍향계]몸집 불리는 이노션, 운전자본 축소에 현금흐름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