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화제성' 잡은 신한은행 역대 모델…'일관성' 과제 남았다⑤'드라마·예능·아이돌' 활용 탁월한 단기 성과…핵심가치 부합 전략 필요
최필우 기자공개 2024-06-25 12:30:23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2: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화제성을 중시하는 브랜드 전략을 쓰고 있다. 드라마, 예능에 출연하거나 아이돌로 데뷔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모델을 시의 적절하게 내세워 광고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중시하는 경영 방침에 발맞춘 전략으로 고객을 단기간에 핵심 서비스로 유입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일관성 측면에서는 과제도 남아 있다. 시의성을 중시하면서 역대 모델들의 계약 기간이 짧아졌고 조직 정체성을 모델에 투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신한금융이 통합 모델을 기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신한은행도 그룹 핵심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 고객층 증가율 1위' 노린 모델 기용
신한은행은 자체 브랜드보단 플랫폼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2022년 모바일뱅킹 서비스 '신한SOL뱅크' 광고에 아이돌그룹 뉴진스를 기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뉴진스 기용은 화제성을 중시하는 신한은행의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뉴진스는 2022년 7월 신곡 '어텐션(Attention)'을 발표하며 데뷔했고 3개월 뒤인 10월에 신한SOL뱅크 모델로 발탁됐다. 국내 대표 K-팝(Pop) 프로듀서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레이블 설립 후 처음으로 내놓은 걸그룹이라는 점에 주목했고 발빠르게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광고 모델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화제성에 초점을 맞췄다. 2007년 드라마 '주몽'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자 주연을 맡은 배우 송일국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기존 모델인 배우 안성기와 공동 모델이었다. 특정 모델에게 브랜드를 투영시키기보단 대중의 관심에 호응하는 것을 우선시했다.
2010년에는 예능 '남자의 자격'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음악감독 박칼린을 내세웠다. 박칼린은 예능 출연 전까지만 해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없었던 인물이지만 따듯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합창단을 이끌어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박칼린이 예능 시청자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주목받는 인물이 되자 신한은행이 손을 내밀었다.
화제성 중시 경향은 플랫폼 서비스 광고에 초점을 맞추면서 더욱 강해졌다. 2016년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흥행과 맞물려 주연 배우 김유정을 '신한FAN클럽' 서비스 홍보 모델로 기용했다. 김유정과 함께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박보검은 2019년 신한SOL 모델이 됐다.
김유정과 박보검 사이에는 아이돌그룹 워너원이 기용됐다. 2018년 팬이 아이돌 멤버를 직접 뽑는 오디션 예능 '프로듀스101'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다. 이와 같은 모델 기용 성공 사례는 뉴진스와의 동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의 빠른 모델 교체 배경에는 '청년 고객층 증가율 1위' 목표가 자리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청년 세대를 신한SOL로 대표되는 은행 플랫폼에 유입시키려는 의도였다. 디지털 퍼스트를 지향하는 경영 전략에 부합하는 모델 활용법이었다.
◇배우 김수현, '김연아·손흥민·아이유' 대항마 될까
잦은 모델 교체로 일관된 브랜드 정립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워너원은 해체가 예정된 프로젝트 그룹이었고 배우 박보검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모델 계약을 맺었다. 모델 기용에 단기 성과를 우선시한 영향이다. 2020년 특정 서비스가 아닌 브랜드 홍보를 맡은 배우 조승우와의 계약도 단발성이었다.
이 때문에 브랜드 전략 수립 근간이 되는 그룹미션, 핵심가치, 그룹비전을 온전히 투영할 수 있는 모델은 없었다는 평이다. 신한은행은 '따뜻한 금융'을 미션으로 내세우면서 핵심 가치로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를 꼽고 있다. 상생이라는 목표를 위해 혁신을 중시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는 신한은행의 위상을 고려하면 이젠 핵심가치를 녹여낼 모델을 내세울 때가 됐다는 견해가 나온다. 신한금융이 그룹 통합 모델로 배우 김수현을 내정한 것도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 정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수현은 다음달 1일 광고 공개를 시작으로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김연아(KB금융), 축구 국가대표 선수 손흥민(하나금융), 가수 아이유(우리금융)과 비교 선상에 오르게 된다. 김연아는 17년, 손흥민은 6년, 아이유는 2년 동안 모델 계약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새로운 모델에 꾸준히 강조할 핵심가치를 반영하는 게 신한금융의 과제로 남아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체질 바꾸는 엔씨소프트]수익성 억누르던 '개발비 부담' 덜어낸다
- [IR Briefing]충당금에도 선방한 기아, 가이던스 상향 '자신감'
- [퍼포먼스&스톡]시장 기대 못 미친 현대차, 주주환원으로 반전 노린다
- [금융권 아트 브랜딩]하나은행, 금융기능 얹어 미술품 신탁 도전
- [i-point]시노펙스, 글로벌 혈액투석 시장 정조준 '임상 돌입'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코레일 디지털 전환 지원
- [i-point]엑시온그룹, '미라클20플레이' 홈쇼핑 론칭
- [i-point]큐브엔터 "전소연과 재계약 논의 중"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 'CCTV 기록 강자' 아이디스, 성공적 지주사 체제 '우뚝'
- 양종희 KB회장, 취임 1년 '비은행 성장' 약속 지켰다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양종희 KB회장, 취임 1년 '비은행 성장' 약속 지켰다
- DGB금융, 이사회 내부통제위 '은행→지주' 확대 적용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계열사 CEO '한일·상업' 균형 유지될까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계열사별 '내부출신 CEO' 선임 기조 강화될까
- [한국은행 금리 인하 여파]은행권 NIM 하락 사이클 성큼, 비이자이익 중요성 커졌다
- [우리은행 차기 리더는]조직쇄신 중심에 선 임종룡 회장…행장 인선 영향은
- [2024 이사회 평가]농심, 견제 대상 '오너·CEO'에 집중된 이사 추천권
- [2024 이사회 평가]농심, 소위원회 4곳 중 3곳에 '사내이사' 위원장
- [2024 이사회 평가]농심, 아쉬움 남긴 '오너 중심' 이사회 운영 구조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쟁점 떠오른 '늦장 보고'…금융위는 금감원에 힘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