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지주, '글라이드'와 상표권 계약 체결 배경은 적자 상태지만 그룹 차원 관리 위한 조치 해석, 온라인 플랫폼 전략 핵심 축 기대
정유현 기자공개 2024-07-16 07:28:0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4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지주가 그룹의 온라인 식품 유통플랫폼 자회사 '글라이드'로부터 '하림' 이름값을 받기 위한 절차를 개시했다. 아직 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당장 지주사 수익에 기여를 하지 못하지만 적자폭이 감소하는 흐름을 타면서 선제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지난해 오너 2세가 등기임원으로 등장하면서 더 주목을 받는 곳이다. 하림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전략에서 핵심 축 역할을 맡기기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림지주 글라이드 상표권 계약 체결 안건 승인, 상표권 기여도 1위 '제일사료'
12일 하림지주에 따르면 지난 5월14일에 진행된 이사회를 통 글라이드와 브랜드 로열티 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브랜드 로열티는 지주사의 핵심 수익원 중의 하나로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소속 계열사들이 광고나 사업을 펼칠 때 일정 비율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글라이드가 하림지주와 브랜드 로열티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림지주는 하림산업, 선진, 제일사료 등 11개 계열사와 상표권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매출액에서 상표와 무관한 매출액과 광고선전비를 빼고 로열티율은 계열사별로 상이하지만 0.3%~0.4%를 받는 것으로 책정하고 있다.
상표권 사용료 기여도가 높은 계열사는 제일사료다. 지난해 33억6700만원을 하림지주에 지급했다. 계약이 체결됐다고 무조건 값을 치르는 것은 아니다. 이익이 나는 계열사 위주로 브랜드값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라이드는 홈쇼핑업체인 NS쇼핑에서 신규 유통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는 P사업부가 2019년 독립 법인으로 분할하면서 설립됐다. 2022년 NS홈쇼핑지주와 하림지주 합병으로 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하림의 가정간편식(HMR), RMR(레스토랑 간편식), 건강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자본잠식 해소 및 당기순손실 축소,오너 2세 사내이사 등판
그룹의 온라인 식품 유통 등 이커머스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2019년 6월 출범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됐다. 출범 후 세 번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자본잠식에 빠졌고 지난해 1월 하림지주는 1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지원에 나섰다.
2022년 말 자본총계가 -4억9600만원이었으나 신주 발행에 따라 주식발행초과금 증가 효과에 따라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75억74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은 자본잠식을 해소했을 뿐 아니라 적자폭을 축소시키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글라이드의 연간 당기순손실은 2022년 93억원까지 확대됐으나 2023년 58억원까지 줄었다. 매출도 32억원대로 소폭 줄었지만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기세를 몰아 올해부터 성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라이드는 신선식품 유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과일/채소'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D2C(Direct To Consumer) 플랫폼 장점을 살려 농가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다. 농가에 새로운 유통망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에겐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향후에도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사업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글라이드의 시장 안착이 중요한 것은 하림그룹이 그리는 온라인 물류센터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생산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D2C 플랫폼인 글라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홍국 회장의 아들이자 후계자로 꼽히는 김준영 이사가 등기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것도 전략 추진에 무게를 싣기 위한 것으로 해석이 된다.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해 핵심 자회사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그룹 차원의 관리를 위해 상표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림지주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상표권 계약만 체결하는 것이다"며 "글라이드가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이익이 안 나오는 계열사에 상표권 수익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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