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입소문' 탄 스팩, 발기인 문의 빗발 "우리도 끼워달라"일반법인 발기인 증가, 로펌도 도전…'증권사 물량공세+발기인 투자수요' 상부상조
윤진현 기자공개 2024-08-05 07:33:5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5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신규 스팩 물량이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스팩 발기인의 풀이 더 넓어졌다. 즉, 벤처캐피탈(VC)이 주요 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하던 과거와 달리 일반법인과 법무법인도 도전장을 냈다.올해 신규 상장을 마친 스팩 26건 중 약 7곳이 일반법인에 속했다. 현재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인 스팩도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 신규 물량을 늘려 합병 성사율을 높이려는 증권사와 투자 성과를 기대하는 법인의 수요가 맞물려 가능했다.
◇ 신규 물량 확보전…발기인 각양각색 '차별점'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총 26건의 스팩이 신규 상장을 마쳤다. 현재 공모를 진행 중인 스팩은 총 4건으로 이달 말 코스닥 증시에 입성을 진행할 전망이다. 여기에 현재 예비심사를 받고 있는 스팩 역시 5건에 달한다. 즉 최대 35건의 신규 스팩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
올해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신규 물량을 늘리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나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4건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했다. 여기에 KB증권과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3건의 신규 물량을 올린다.
이렇듯 증권사들이 신규 물량을 급속도로 늘리면 관측되는 특이점도 있다. 그간 벤처캐피탈 업계와 주로 손을 잡고 스팩 상장 트랙레코드를 쌓던 증권사들이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적극 협업하고 있다. 투자자문사는 물론, 일반 기업도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증시 입성한 스팩 중에선 신한제12호스팩(대상어드밴테스), 하나33호스팩(지니언스), 에이치엠씨아이비스팩7호(에이앤지홀딩스) 등이 일반기업 발기인을 보유했다. 현재 공모를 진행 중인 교보16호스팩과 최근 예비심사를 청구한 하나스팩34호 등도 일반법인을 스팩 주주로 보유했다.
더불어 키움9호스팩의 경우 법무법인 올흔이 최대주주로 올랐다. 국내 스팩 중 법무법인의 발기인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변호사의 겸업금지 조항으로 인해 법무법인의 스팩 투자가 전무했으나 키움9호스팩이 도전장을 낸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과거만 하더라도 VC의 참여가 많았으나 최근엔 발기인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며 "자본시장법상 허들이 없는 영향이 큰데, 투자 수요도 충분하니 당분간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상 스팩 발기인의 자격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이는 주식회사 설립 시와 동일한 기준에 해당한다. 따라서 개인 뿐만 아니라 법인도 발기인이 될 수 있다. 대신 스팩 설립시 발기인 중 1인 이상이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규모 이상의 금융투자업자여야 한다.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의 지분증권 투자 매매업자가 발행 총액의 5% 이상을 소유하도록 돼 있다. 스폰서인 금융투자업자가 스팩 설립을 주도하고 나머지 발기인은 재무적 투자자에 가까운 구조다. 이는 스팩 제도 도입 초기 스팩의 안정적인 운영과 투자자 보호 제반 요건의 준수를 위해 갖춰졌다.
그럼에도 그간 VC들의 스팩 발기인 참여가 빈번했다. 합병 대상 물색에 있어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유망 비상장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VC와 협업하는 게 증권사들에도 이점이 컸다.
다수 증권사가 스팩 상장에 시도하면서 발기인 역시 확장 필요성이 있었다. 일반기업을 비롯한 발기인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스팩이 상장에 성공하기만 해도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인 데다, 피합병법인과 합병도 마무리지으면 수익규모가 더 커지는 영향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법인이 자산운용 수익에 더불어 네트워크 확장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며 "이해도가 높은 법인의 발기인 참여는 합병 대상 물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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