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실행을 발표한 올해가 어느덧 4분기에 접어들고 있다. 금융지주를 필두로 은행과 대형 증권사들이 잇달아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유독 보험업권만은 감감무소식이다. 상반기 IR에서도 보험사는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말만을 반복했다.보험주는 은행, 증권주와 함께 PBR이 낮은 저평가주다. 낮은 성장 전망 탓에 투심이 약했던 영향도 있겠지만 자체적인 주주환원 노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회계기준이 바뀌는 과도기 시기 보수적인 자본 정책을 고수하며 몇몇 보험사들은 배당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보험사의 소극적인 주주환원의 배경에는 주인이 명확한 소유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보험사 다수가 대주주가 분명한 재벌 계열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아닌 대주주 위주로 지분구조가 짜여 있는 보험사의 특성상 밸류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동기가 부족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예로 그룹 내 금융 계열사의 지주격이자 자산 1, 2위 규모의 보험사인 삼성생명, 한화생명은 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배당정책을 비교해보면 국내 보험사의 미흡한 점을 알 수 있다. 보험주는 대외적으로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글로벌 보험사는 자본 여력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보험사인 알리안츠의 경우 유럽의 건전성 기준인 SolvencyⅡ 비율을 150~180% 이상 유지할 경우 50% 이상의 배당성향 유지,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최소 5% 높이는 등의 정책이 수립되어 있다. 명확한 기준 없이 당해 이익 규모에 따라 배당 성향을 정하는 국내 보험사와 비교해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이 매우 높다.
오너 경영권과 연계될 수 있는 자사주 정책에도 소극적이다. 주인 있는 보험사들은 대부분 자사주 비중이 10~20%로 높다.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단행하며 주주가치를 올리는 은행 지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현재 자사주 지분율을 1% 미만으로 낮췄으며 지난해말 자사주 지분율이 6.2%였던 KB금융도 대부분을 소각할 예정이다.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시장의 기대에 걸맞는 밸류업 행보에 나서야 할 때다. 주주환원율 확대도 중요하지만 자본 정책의 방향성을 뚜렷하게 공개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움직임은 더디지만 일어나고 있다. 앞서 DB손보는 목표하는 지급여력비율 관리 구간과 달성시 주주환원율 계획을 제시했다. 다른 상장 보험사들도 늦지 않게 밸류업에 동참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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