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장인화 회장, 동남아 법인에도 '메스' 들이댈까②크라카타우포스코 등 대다수서 손실…"합리화 방안 검토 중"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22 07:29:22
[편집자주]
포스코를 둘러싼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먹구름이 지나가길 간절히 기다리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철강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드문데 시장에 중국산 철강재가 넘쳐난다. 포스코가 처음 연간 순손실을 냈던 2010년대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먹구름은 언제 걷힐까. 일단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포스코는 구조조정과 재정비에 나서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더벨은 포스코의 현황과 위기 극복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4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현 상황은 '재편'이라는 말로 간명하게 정리된다.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본원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원가 절감과 설비 효율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또 매출이 지지부진하거나 불용 자산에 해당하는 부문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도 나섰다.메스가 닿아야 할 부분은 국내 사업만은 아니다. 한때 믿는 구석이었던 해외 계열사, 특히 동남아시아 쪽 재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동남아 등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모두 '손실'
포스코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동남아에서의 고전이다. 동남아는 올 상반기 포스코 전체 수출 물량의 약 18%가 판매된 주력 시장이다. 나날이 우상향하는 경제 그래프를 봐도 반드시 사수해야 할 전략적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포스코는 동남아 철강 시장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급 과잉 때문이다. 그동안 동남아는 현지 철강 생산이 부족해 수입에 대부분을 의존했다. 다만 OECD에 따르면 2022년 8040만톤(t)이었던 동남아 주요 10개국의 철강 생산 능력이 2025년에는 1억840만t으로 35% 증가할 전망이다. 제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동남아가 철강 자립을 추구한 결과다.
다만 이 기간 수요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공급에 한참 못 미친다. 이 와중에 칭산그룹 등 중국 철강사들은 자국 규제를 피해 동남아에서 증설과 협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피해 중국산 철강재가 동남아로 더 유입될 공산도 크다. 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란 쉽지 않다.
포스코는 이미 여러 지표에서 어려움을 체감 중이다. 자산총계 3조4760억원의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올 2분기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자산총계 4300억원인 베트남 PY비나는 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태국의 포스코 타이녹스의 영업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작년 말까지 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 상수가 된 상황에서 동남아 업체들의 증산도 큰 문제로 대두된 상태"라며 "성장성이 좋아 포스코도 동남아 쪽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갑자기 수요와 가격 경쟁 모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합리화 방안 검토 중"…사업장·인력 통폐합 전망
장 회장은 이달 초 그룹사 전 임원이 참석한 '포스코포럼'에서 "그룹의 역량과 자원을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비핵심 계열사와 노후 설비에 메스를 대겠다던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반복한 셈이다.
사업 재편은 사실상 시작됐다. 포스코는 지난 7월 저가 원료 비중을 확대하는 식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약 2300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철강 설비 효율화를 통해 매년 1조원 이상의 원가 절감을 목표로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임원에 한해 최대 20%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업계는 포스코가 향후 더 명확한 재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저수익 사업 등 구조조정 대상의 97% 이상을 개편해 약 2조6000억원의 현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과 자산이 정리될지는 불확실하지만 그룹사의 연결 수익을 감소시키는 동남아 쪽 계열사도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동남아 법인 간 통폐합과 설비 재배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고려하면 사무소와 인력 배치 방식의 조정도 중요한 논의 대상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선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동남아 등 해외법인 합리화 방안을 검토 중"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구체화해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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