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명확해진 후계 구도…독자 경영 체계 '가속화' '자생력' 입증 이마트-백화점 계열 분리 공식화, '신상필벌' 원칙 확인
정유현 기자공개 2024-10-30 11:45:1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1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회장 체제의 첫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신상필벌' 원칙 아래 역량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하는 기조가 유지됐다. 이 가운데 재계의 예상을 깨고 정유경 총괄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그룹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것이 이번 정기 인사의 핵심 포인트다.3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2025년 정기 인사'를 통해 정유경 ㈜신세계 사업총괄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12월 총괄사장으로 승진한지 9년 만이다. 정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회장이 총 3명으로 늘었다. 정재은 명예회장을 빼고 카운팅 한 수치다.
올해 3월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모친인 이명희 회장도 '총괄 회장'으로 한 단계 승격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 계열 분리 움직임과 무관하게 그룹의 후계 구도가 '정용진 1인자 체제'가 구축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정유경 총괄사장의 직급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5년 정기 인사에서 정유경 총괄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정용진 회장을 보좌하는 구도가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남매 경영에 마침표를 찍게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이전부터 계열 분리를 위한 물밑 작업을 실시해왔기 때문에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독자 경영 체제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했다. 이명희 총괄회장 아래 이마트 부문은 정용진 회장, 백화점 부문은 정유경 회장이 주도했다. 이때부터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계열 분리가 본격화 되기 위해서는 각 부문이 자생력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왔다. 이마트 부문 역시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이커머스 등장에 따른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요 사업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24년 정기 인사는 이명희 총괄회장이 직접 나서 물갈이에 나섰다. 이마트와 신세계 대표에 재무총괄책임자(CFO) 출신인 한채양 대표와 박주형 대표를 내세우며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냈다.
정용진-정유경 체제를 보좌하는 믿을맨의 활약에 따라 올해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7월 출범한 통합 이마트는 물류 효율화와 매입 통합 등의 효과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박주형 대표 체제의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반기까지 최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에 따라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마트와 백화점 모두 성과를 내면서 올해가 그룹의 계열 분리를 통해 성장의 속도를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신세계 측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다"며 "이번 인사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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