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08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속계약 유지는 저희들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만 줄 것입니다.” 뉴진스가 지난달 2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가 기획업자로서 뉴진스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핵심 근거다.극심한 정신적 고통. 이 말이 어떻게 뉴진스에게만 해당될까. 하이브와 어도어도 마찬가지다. 소속 아티스트가 뉴진스뿐인 어도어에게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는 레이블의 존립 위기로 이어진다. 하이브도 마찬가지다. 걸그룹IP 중 최대 매출을 내는 뉴진스의 이탈 선언은 여러 모로 치명적이다.
하이브와 뉴진스는 어쩌다 서로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는 관계가 됐을까. 사실 지금에 와서 ‘어쩌다’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도어 사태가 발생한 지 9개월에 접어든 지금 파국의 원인을 상대에게 찾는 건 수없이 반복됐지만 평행선만 그려온 일이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와 뉴진스는 계속 상처를 입었다. 하이브는 한국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업 상장사로서 아티스트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는 명성에 금이 갔다. 어도어는 뉴진스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뉴진스도 마찬가지다. 10대 소녀 특유의 청량함과 순수함을 앞세운 그룹 이미지가 수천억원의 위약금과 소송전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뉴진스는 그동안 ‘뉴진스’라는 이름으로 수년간 쌓아올린 업적을 잃을 위기에 몰렸다. 어도어 사태의 여파는 현재 다른 아티스트, 팬덤으로도 번지면서 불똥이 여기저기로 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초점을 맞춰야 할 건 이제 ‘어쩌다’가 아니라 ‘어떻게’가 아닐까. 서로의 잘잘못을 탓하기보다 망가지고 부서진 평판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고민하는 게 급선무다.
시장과 팬은 언제나 인내심이 없었다. 하이브가 뉴진스나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등과 수년간 지루하고 복잡한 법정공방을 거쳐 승자를 가린들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은 뒤일 수 있다. 명성의 흠집은 오래 남지만 진실은 흐릿해진다. 몇년 뒤 시장은 어도어 사태를 식상하게 여기거나 진상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하이브와 뉴진스의 동행은 서로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놓아줄 명분을 찾는 게 서로를 위한 일일 지도 모른다. “Toxic lover, Cause me and you are different, So I won't stay, I'm leaving("위험한 사랑인걸. 너와 나는 다르니까, 그러니 난 이제 떠날거야)“이라는 뉴진스 노래 가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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