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현금흐름 둔화' LG생활건강, 우량 재무구조 '뒷받침'M&A 실탄 마련 ‘현금 1조’ 장전, 현금 마련 기반 ‘무차입 경영’
김혜중 기자공개 2025-02-28 07:58:52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0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중국 내 소비부진 여파로 실적에 타격을 받으며 예전과 같은 현금창출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 자체가 감소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동반 둔화됐다.다만 그동안의 수익을 기반으로 부채비율 30%, 순차입금 마이너스(-) 1조원 등 우량한 재무구조를 구축해 놨고, 자본적 지출과 주주환원 등을 제외하고는 안정적으로 현금을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에 현금흐름 자체는 둔화됐지만 보유 현금은 늘려가면서 2025년 경영 전략 중 하나인 ‘적극적 M&A'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영업현금흐름은 둔화 추세, 보유 현금은 ‘증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연결 기준 LG생활건강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27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6591억원) 대비 19.9% 감소한 수치다. 우선 수익 창출의 지표가 되는 영업이익이 4590억원으로 2023년 대비 5.7% 줄어든 영향이 있었다.
여기에 매출채권의 증가와 매입채무의 감소와 같은 운전자본의 영향으로 현금 유출이 발생한 점도 한몫 했다. 2024년에는 운전자본의 변동에 의해서 총 688억원의 현금이 유출됐으나 2023년에는 오히려 1383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현금흐름 지표에서의 차이를 발생시켰다.

운전자본같은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LG생활건강이 영업활동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현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추세다. 매출액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9845억원을 기록해 1조원에 가까운 현금이 유입됐다. 다만 이후 성장가도가 꺾이면서 수익성도 동반 하락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4973억원, 2023년 6591억원, 2024년 5276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입되는 현금의 양은 줄어들었지만 LG생활건강이 보유 중인 현금의 양은 오히려 늘어났다. 2024년 말 LG생활건강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무려 1조2535억원에 달한다. 2023년 말 대비 37.7% 증가한 수치다.
생산시설 관리 등 유형자산 취득 및 배당금 지급과 같은 투자·재무활동을 통한 현금 지출에도 현금이 3000억원 이상 남았고, 현금 곳간 규모를 더욱 키웠다. 2025년 사업 전략을 공개할 당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탄을 미리 장전하고 적당한 매물을 물색하고 있는 단계로 풀이된다.
◇순차입금 -1조원, 이자보상배율은 26.5배...지출 부담 없어
LG생활건강이 영업현금흐름 둔화에도 불구하고 현금 보유량을 늘릴 수 있던 배경으로는 우량한 재무구조가 꼽힌다. 2024년 말 기준 LG생활건강의 총차입금은 2433억원으로 2023년 말 대비 64.4% 증가했다. 증가폭만 두고 볼 땐 규모가 커보이지만, LG생활건강의 자본 규모가 5조6956억원에 달하는 만큼 재무 건전성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총차입금이 증가했지만 그보다 더 큰 폭으로 현금 보유량이 증가하면서 순차입금도 -1조10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 -7624억원보다도 2500억원가량 개선된 수치다. 외부 차입에 대한 부담이 적은 환경 속 부채비율은 30.2% 수준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현금 지급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유동비율 역시 2.2배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매입채무와 차입금, 기타 금융부채 등을 모두 갚고도 남는다는 의미로, 상환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 자체가 적은 영향으로 이자 비용에 대한 부담에서도 자유롭다. 2024년 LG생활건강의 이자비용은 총 173억원 수준으로, 2023년 대비 오히려 11% 감소했다. 이자보상배율로 따지면 26.53배로 이자지급 능력 역시 충분하다. 차입 규모를 적게 유지하면서 재무활동으로 인한 추가 지출을 방지해 현금 보유고를 늘릴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한 셈이다.
또한 LG생활건강의 수익성이 최근 주춤했다고는 하지만 2024년 7000억원 수준의 EBITDA를 기록했다. 생산시설 정비 등의 자본적 지출이 연평균 16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는 만큼 자본적 지출과 배당금 지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현 수준의 현금 창출력이 유지되는 한 안정적인 현금 축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며 "사업 재구조화 등 내부적으로 비용과 투자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하고 있으며, M&A 역시 좋은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지 진행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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