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앞으로 삼표 힘들텐데요. 성수 레미콘 공장을 잃었잖아요."시멘트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성수동에 서울숲이 들어서고 주거단지가 조성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삼표는 46년간 운영했던 성수 레미콘 공장을 지난 2022년 완전히 철거했다. 서울 도심 레미콘 수요의 절반을 담당하던 시설이었다. 이 과정에서 레미콘 지입차주들과 갈등이 불거졌다.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하지만 이 상황을 위기라고만 볼 수 있을까. 삼표는 현대제철 부지를 빌려 공장을 운영하는 임차인이었다. 2017년 지자체 주도로 부지 활용 방안이 논의됐다. 삼표는 현대제철에서 부지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철거에 동의했다. 이후 해당 부지는 성동구청이 공연장과 주차장 등으로 임시 활용 중이다.
삼표는 성수동 핵심 부지를 비교적 낮은 가격에 매입했다. 현대제철은 2021년 매각 직전 실시한 자산평가에서 해당 부지를 3966억원으로 평가했다. 삼표는 이듬해 3842억원에 이를 사들였다. 성수동 땅값이 빠르게 오르던 시점이었다. 현대제철이 헐값에 부지를 넘겼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매입 이후 부지 가치는 더욱 상승했다. 주거·업무·상업 기능이 결합된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면서 ‘노른자 땅’이 됐다. 2022년 성수동 일대 업무시설 실거래가는 평당 1억원을 넘어섰다. 삼표 부지의 개별 공시지가도 2021년 평당 7715억원에서 다음해 8424억원으로 올랐다. '횡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오히려 삼표에게 유리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 사전협상 결과 해당 부지에는 업무·숙박·문화시설이 포함된 77층 규모의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삼표는 당초 용적률을 150%에서 800%로 올리려 했지만 최종적으로 922%로 상향됐다. 빌딩 층수도 계획보다 높아졌다.
삼표는 레미콘 공장을 잃은 걸까.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공장 철거로 수익이 줄어든 점은 분명 아쉽다. 하지만 '잃었다'기보다 더 큰 기회를 잡았다고 보는 게 맞다. 시멘트·레미콘 기업에서 부동산 개발사로 도약할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성장의 기로에 선 삼표가 성수 프로젝트를 무사히 완수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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