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11번가 이은 티몬 인수 베팅 '까닭은' 상장 문턱 넘기 위한 M&A 전략 일환…향후 관계인 집회 등 변수
안준호 기자공개 2025-03-11 07:59:4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1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선식품 이커머스 기업 오아시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인수에 나서며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매수권자를 결정한 뒤 공개 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오아시스 측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2년 전 기업공개(IPO) 문턱을 넘지 못했던 오아시스는 수차례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을 추진해 왔다. 향후 상장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선 매출액 증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단 최종 인수자로 확정되더라도 채권단 동의를 얻기까진 쉽지 않을 전망이다.
◇IPO 연기한 오아시스, ‘체급’ 높이기 위한 M&A 전략
오아시스는 지난 6일 티몬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매각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향후 다른 원매자를 찾은 뒤 최종 인수 여부가 결정된다. 매각주간사인 EY한영은 다음 주 공고를 내고 경쟁입찰을 진행한 뒤 4월 중 인수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스토킹호스는 잠재 인수자를 내정한 뒤 경쟁을 통해 다른 인수자를 찾는 인수·합병 방식이다. 우선매수권자와 먼저 계약을 맺은 뒤 입찰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다른 인수합병 방식과 차이점이 있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원매자가 있다면 해당 기업이 협상 자격을 갖게 된다. 다만 우선매수권자 역시 입찰 후 다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오아이스는 향후 재개할 IPO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적극적인 M&A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는 2023년 기관 수요예측 과정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뒤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기업가치/매출액(EV/Sales) 멀티플 3.77배를 반영해 최대 1조2541억원의 시가총액을 목표로 삼았으나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밴드 하단에 투심이 모였다.
당시 회사 측에선 목표보다 낮은 시총도 감수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요 재무적 투자자(FI)였던 UCK파트너스 측에서 반대하며 공모 일정이 중단됐다. IPO 일정을 재개하려면 FI의 눈높이보다 높은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는 것이 선결 과제다. 투자 단가를 고려하면 최소 9000억원 이상으로 IPO 신주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본업 운영만으로는 빠르게 기업가치를 높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오아시스는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3885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 80%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조단위 시총을 노리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티몬 인수 이후 영업 정상화를 통해 매출액과 총거래액 규모를 높여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오아시스는 신선배송 플랫폼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이전에도 M&A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에도 11번가 FI인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을 접촉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IPO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M&A 전략이 필요하다는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조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가능성 높지만…채권자 동의 ‘변수’
최종 인수자로 오아시스가 확정되더라도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본계약을 체결한 뒤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법원 인가를 거쳐 채권자 동의를 얻는 절차가 남아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 과정의 난이도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결하지 못한 부채 규모에 비해 매각 가격은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관사인 EY한영의 보고서에 따르면 티몬의 총부채는 1조191억원에 달한다. 청산가치와 존속가치는 각각 136억원, 마이너스(-) 928억원이다. 오아시스 입장에서 청산가치보다 크게 높은 몸값을 지불할 유인은 적다. 136억원과 928억원 사이 어딘가에서 인수 가격이 제시됐을 것으로 짐작되는 이유다.
부채의 출자전환을 통해 영업 재개 후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회생을 주도하고 잇는 조인철 티메프 총괄 법정관리인 역시 이런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경우 오아시스가 가져갈 수 있는 지분이 줄어들어 매물로서의 가치도 하락하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티몬의 경우 현재 상황으론 매각이 이뤄진다고 해도 당장 채권자들이 가져갈 수 있는 몫이 크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인수자가 결정되더라도 조건에 따라선 채권자 동의가 어려울 수 있고, 매각 자체보다는 오히려 이 과정의 난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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