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터업계가 주총 시즌을 맞았다. 주총 현장은 그 회사의 현 상황을 가장 잘 가늠할 수 있는 장소다. 예민한 이슈가 있는 경우라면 주주들이 모인 주총장에서도 자연히 긴장감이 감돌게 된다. 주총장에선 회사 주주들의 성향도 엿볼 수 있고 또 주주들을 대하는 리더의 소통 능력까지도 드러난다.올해 SM엔터테인먼트의 주총은 스펙터클한 이슈는 없었지만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의 자리가 정확히 돋보였던 시간이었다. 장 대표는 2년 전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뽑히면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임 대표로 선출된 인사다. 삼일회계법인 출신으로 스킨푸드 CFO, SM엔터테인먼트 CFO를 거쳐 전문경영인이자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번 주총은 2023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이후로 올해도 별탈 없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25일 주총 현장에 모인 참석자들은 회사 관계자를 제외하면 50여명 남짓에 그쳤다. 특별히 찬반이 나뉠 안건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현 상황에 대해 성토할 주주가 많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단시간 내에 무난하게 끝날 거라 예상된 주총은 한 시간여 가까이 이어졌다. 주총의 의장을 맡아 진행자로 나섰던 장 대표는 내내 진땀을 흘려야 했다. 주총 초반부에 회의 목적 사항을 발표하기도 전부터 한 주주가 현장 출석 주주 수, 해당 의결권 수 공유를 비롯해 주총 진행 절차에 대해 깐깐하게 지적하면서다.
이날 회의 진행에 실제로 별다른 결격 사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다수 주주들이 찬성하고 넘어가는 사소한 문제에 있어 일부 주주가 제동을 걸면서 번번이 주총 진행이 중단된 것이었다.
당황할 수도 있었을텐데 장 대표는 큰 감정의 동요 없이 회의를 풀어냈다. 회의가 과도하게 지체돼선 안되겠다는 판단이 들때에는 과감하게 끊어내는 기지도 발휘했다. 반면 적절한 타이밍에 주주의 질책에 대해선 수긍하며 고개를 숙일 줄도 아는 모습이었다. 지나치거나 모자란 감정적 제스처는 없었다.
주요 순서가 마무리 된 뒤 몇몇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장 대표는 "1년에 한번 밖에 없는 (정기주총) 자리이니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답하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SM 3.0'의 진행 사항을 설명하는데에 공을 들여 주주들의 환심을 샀다.
'SM 3.0'은 2년 전 SM엔터테인먼트가 발표한 미래 성장 전략이다. '포스트 이수만'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도 담겨있다. 그 시기에 SM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새롭게 얼굴을 알린 이가 장 대표다. 또다른 국면을 맞이한 회사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야할 사명이 장 대표의 어깨에 지워진 셈이었다.
지난해 3월 내부 출신 탁영준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주요 경영진으로 합류하면서 장 대표는 탁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형성했다. 탁 대표가 엔터 사업 자체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면 장 대표는 자본시장과의 소통 역량을 갖추고 엔터업계 리딩 기업으로서 시스템들을 정비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YG, JYP, 하이브 등 다른 주요 엔터사들과 달리 SM엔터테인먼트는 창업 오너가 부재한 채로 기업형 엔터테인먼트의 역사를 써나가는 중이다. 오너 혹은 소속 스타 리스크로 바람 잘 날 없는 엔터업계에서 장 대표의 '평정심'이 SM의 한 단계 성장을 뒷받침할 리더십으로 발휘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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