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숨은 강자들]유니드, 오너 3세 이우일 체제 안착…'지분승계'만 남아대표 내려놓은 이화영 회장, 유니드 지배기업 지분 64% 육박
정명섭 기자공개 2025-04-07 09:15:15
[편집자주]
석유화학은 반도체, 자동차 등과 한국의 수출을 떠받친 핵심 산업이었다. 그러나 중국·중동발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SK와 롯데, LG 등 주요그룹 화학사마저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할 정도다. 그럼에도 꿋꿋한 기업들이 있다. 업황 둔화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강점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벨은 석유화학업계의 숨은 강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15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드는 동양화학공업(현 OCI그룹) 창업주 고(故) 이회림 명예회장의 3남 이화영 회장이 이끌어왔다. 이 회장과 그의 장남 이우일 유니드 대표이사 사장이 소유한 가족기업이 유니드를 지배하고 있다. 유니드는 이 회장은 2023년 대표이사 자리를 이 사장에게 넘겨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다만 승계의 종착지인 경영권 지분 증여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2일 기준 유니드의 최대 주주는 지분 25.06%를 가진 비상장사 유니드글로벌상사다. 유니드글로벌상사는 이화영 회장과 이우일 유니드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지분 64.29%, 35.71%를 보유한 회사다. 오너가→유니드글로벌상사→유니드 및 종속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이는 여느 중견화학사들과 유사한 거버넌스다. 비상장사가 지배구조 정점에 있을 때의 장점은 예측 가능성이다. 비상장사는 주로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측정한다. 반면 상장 기업은 시장가치가 곧 기업가치다. 주가에 따라 상속·증여세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승계를 준비하는 오너 일가 입장에선 매우 큰 불확실성이다.

유니드글로벌상사는 폴리우레탄과 폴리머, 모노머 등 각종 화학제품을 수출입하는 상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신은 OCI가 1994년 화학제품과 원료의 수입을 목적으로 설립한 켐테크다. 켐테크는 1997년 동양화학공업 국제영업부서 사업을 이관받아 OCI상사로 재탄생했다. 현 사명을 쓰기 시작한 시기는 2017년 9월이다.
2009년까지만 해도 유니드글로벌상사는 이 회장(지분 37.5%)과 이회림 명예회장의 장남 이수영 OCI 회장(22.92%), 차남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14.58%) 등 3형제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었으나 2010년부터 지금의 지분구도가 안착했다. 비슷한 시기에 OCI가 오랜 기간 보유해 온 유니드 주식 40만9547주를 이 회장에 모두 매각하면서 유니드는 온전히 이 회장 몫이 됐다.
유니드글로벌상사와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유니드 지분은 총 45.56%다. 이 회장의 지분은 9.34%로 개인 중 가장 높다. 그는 2023년 3월 대표이사 자리를 이 사장에게 물려준 후 회장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주요 의사결정에만 참여하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이 대표이사를 내려놓은 건 1997년 이후 26년 만이었다.
이후 경영 총괄은 각자 대표이사인 정의승 부회장이 맡고 세부 사업은 이 사장이 챙기는 식으로 역할이 나뉘어졌다. 이 사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취임 첫해인 2023년 원재료 가격변동성 심화로 고전했으나 이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하는 등 경영능력을 입증해나가는 중이다.
3세 경영 체제의 마침표인 경영권 지분 승계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1951년생인 이 회장은 70대 중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니드 관계자는 "(이 회장은) 경영 전면에서 물러난 건 맞지만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며 현안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보유한 유니드 지분은 3.45%다. 유니드 오너 일가 합산 지분이 20.5%(유니드글로벌상사 제외)임을 감안하면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이 명예회장의 3녀인 이정자씨(3.61%)보다도 지분이 낮다.
1981년생인 이 사장은 유니드 입사 전인 2010년 8월 회사 주식 18만4090주(지분 2.8%)를 매입해 처음으로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약 10년 만인 2020년 4~5월 여섯 차례에 걸쳐 4만5000주를 사들였다. 약 18억원 규모였다.
당시 이 사장은 이 회장으로부터 유니드 주식 10만주를 대차, 이를 담보로 삼성증권에서 대출을 받아 재원을 마련했다. 이 사장의 유니드 지분은 한때 4.43%까지 올랐으나 이 회장에 빌린 주식을 반환해 지분이 3.3%로 다시 낮아졌다. 이후 2023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1만주를 매수해 현재의 지분(3.45%)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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