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후폭풍]RWA 조이는 금융지주, 비은행 반등 멀어지나성장률 제한해 환율 상승 대응, 은행 중심 성장 허용 기류…순익 편중 해소 요원
최필우 기자공개 2025-04-10 12:34:0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이 금융지주 자본 배분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환율 급등으로 자본비율 관리가 녹록지 않아지자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환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RWA 배분 예산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비은행 비즈니스 성장 전략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 계열사를 둔 금융지주 중 다수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이자 이익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는 비은행 계열사를 키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그룹 RWA 성장률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RWA 한도만 늘려주긴 어려운 실정이다.
◇RWA 성장률 5% 안팎으로 제한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는 올들어 RWA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핵심역량지표(KPI)를 통해 우량 자산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추진하고 RWA에 영향을 미치는 대출은 감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주는 그룹사별로 RWA 한도를 부여해 이를 초과하지 않게 한다.
이같은 기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 이후 더욱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상호관세 조치 여파로 인해 환율이 1400원 후반대로 급등했고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가 RWA 성장률을 제한하는 건 자본비율을 관리하기 위해서인데 환율이 급등하면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금융지주가 대외 변수인 환율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면밀한 RWA 관리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4대 금융 RWA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이 347조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금융 343조원, 하나금융 281조원, 우리금융 236조원 순이다. 지난해 RWA 성장률은 KB금융 7.7%, 신한금융 9.2%, 하나금융 8.1%, 우리금융 7.3%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RWA 성장률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요 금융지주는 올들어 RWA 성장률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밝혔다. 고환율 기조에서 전년도 수준의 RWA 성장률을 유지하면 CET1비율 목표치 달성이 어렵고 주주환원 규모 확대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4대 금융 RWA 성장률 컨센서스는 명목 GDP 성장률 수준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권에서는 연 5% 정도의 RWA 성장률을 기록하면 목표치에 부합하는 CET1비율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CET1비율은 KB금융이 13.53%, 신한금융이 13.06%, 하나금융이 13.22%, 우리금융이 12.13%다.
상호관세 조치 영향으로 RWA 성장률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기조는 더욱 강해지는 수순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인용으로 1430원대로 낮아졌던 원달러 환율은 1460~1470원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환율 추가 상승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RWA 성장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은행 계열사에 더 많은 한도 배정, 비은행 위축
금융지주의 RWA 성장률 제한 전략은 비은행 그룹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4대 금융의 비은행 그룹사 RWA를 보면 신한금융이 121조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KB금융 111조원, 하나금융 78조원, 우리금융 44조원이다. 전체 RWA 중 비은행 그룹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신한금융 35.3%, KB금융 32.1%, 하나금융 27.1%, 우리금융 18.7%다.
그룹 차원에서 RWA 성장률을 제한하면서 은행보다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이미 RWA 비중이 높은 은행 계열사에 더 큰 규모로 한도가 배분돼 비은행 계열사의 운신 폭이 좁다는 설명이다. 지난 수년간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린 은행과 달리 비은행은 올해 본격적인 성장에 나설 태세였으나 대외 변수에 발목을 잡히게 됐다.
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으나 기대치에 비해 RWA 한도는 빡빡하게 주어진 상황"이라며 "한정된 자산으로 수익성을 높여야 해 전략 수립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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