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카드사 지각변동]카드사 건전성 경고등…RWA로 본 진짜 리스크는④카드론 급증에 NPL 상승…'자본 충분' 착시 일으키는 조정자기자본비율
김보겸 기자공개 2025-04-18 12:54:43
[편집자주]
카드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오랜 기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는 삼성카드에 지위를 내줬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격차를 좁히며 이들을 추격 중이다. 한때 3강에 들던 롯데카드는 최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전통 강자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중하위권에서도 순위 변동이 활발하다. 8대 카드사 판도변화를 짚어 각 사의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 조달 전략, 디지털 경쟁력 등 차이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07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금융권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연체 리스크 관리다.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경고등이 켜지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출 심사 문턱을 높이자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몰리면서다. 카드론은 대출이 급하게 필요할 때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수단이지만 그만큼 연체 가능성도 높아 카드사에는 부실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이에 카드사들은 자산건전성 방어를 위해 기초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표면적인 지표만으로는 실제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조정자기자본비율이라는 현재의 자본건전성 평가 지표가 카드사의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도 남는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카드론 총량에 실질적 규제를 가하며 사전적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중이다. 금융지주사 및 계열 카드사들에도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카드사들이 카드론 등 대출상품 확대에 집중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RWA는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둬 산정한다. 단순한 총자산보다 실질적인 리스크 수준을 더 잘 반영하는 지표로 꼽힌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카드사 리스크가 커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자본건전성 평가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는 자기자본을 조정총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좋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방식은 RWA처럼 자산별 위험도를 반영하지 않아 카드사 실제 부실 가능성을 가늠하기엔 한계가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조정자기자본비율을 보면 대부분 카드사가 금융당국이 제시한 경영지도비율(8%)의 2배를 넘어섰다. 가장 높은 곳은 삼성카드로 지난해 말 31.6%를 기록했다. 이어 BC카드 29.92%, 신한카드 20%, 하나카드 19.73%, KB국민카드 18.17%를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17.7%, 현대카드는 15.71%, 롯데카드는 15.53%다.
하지만 이 지표에 착시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의 분모인 조정총자산은 총자산에서 창업비나 개발비 등 일부 항목을 차감해 산정되기 때문이다. 위험도를 반영하지 않은 채 단순한 자산규모만을 기준으로 삼아 실제로 부실위험이 커진 카드사들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실제 RWA 기준으로 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대 금융지주 계열사 중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가장 큰 카드사는 신한카드로 45조2000억원이었다. KB국민카드가 31조6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우리카드(18조7000억원), 하나카드(15조4000억원) 순이었다.

이들 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 지표도 대부분 악화했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대체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NPL비율도 상승했다. 잠재적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장 눈에 띄는 증가는 롯데카드에서 나타났다. 2023년 3206억원이던 NPL 규모는 지난해 3763억원으로 556억원 늘며 17%가량 증가했다. NPL비율 역시 1.56%에서 1.66%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NPL이 1425억원에서 1911억원으로 증가했고 NPL비율은 0.66%에서 0.81%로 상승했다. 하나카드는 1453억원에서 1814억원으로, NPL비율은 1.2%에서 1.46%로 각각 올랐다.
반면 일부 카드사는 NPL 규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삼성카드는 2023년 2457억원이던 NPL을 지난해 2125억원으로 줄였다. NPL비율은 0.94%에서 0.78%로 0.2%포인트 하락하며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BC카드는 2023년 870억원이던 NPL을 지난해 598억원으로 줄였다. NPL비율은 2.16%에서 1.66%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카드사 자본건전성을 평가할 때 조정자기자본비율만을 기준으로 삼기에는 리스크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외형적 수치 안정성보다 위험도를 반영한 자산의 질을 고려해 건전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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