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4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너스자산운용이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에 50억원 규모 투자에 나선다. 피규어AI는 2022년 설립된 이래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굵직한 기업들로부터 6억7500만달러 상당의 투자유치를 받으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아너스자산운용은 금번 딜을 비롯, 해외 유망 기업 투자 기회를 살피며 기업금융 부문을 확대할 계획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너스자산운용은 52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했다. 피규어AI가 추진 중인 시리즈 C 투자에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서 운용사(GP) 역할을 하는 벤처캐피탈(VC)인 얼라인벤처스(Align Ventures)의 조합에 출자하는 형태다.

금번 시리즈 C 단계에선 총 15억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기업가치는 약 395억달러(약 55조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시리즈 B 투자 당시 평가됐던 26억달러(당시 약 3조7700억원)보다 15배 높은 수준이다.

피규어AI는 지난 2월 시각과 언어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간 차를 대폭 줄인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용 기계학습(머신러닝) 모델 '헬릭스'를 공개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피규어AI는 "강력한 객체 일반화를 통해 자연어로 말만 해도 다양한 특성을 가진 수천개의 새로운 물건을 구분해 집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규어AI는 BMW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1(Figure 01)'를 투입, 자동차 생산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2024년 초 BMW와 차 생산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하는 최초의 상용 계약을 체결한 지 반년만이다. 경쟁사로는 테슬라와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꼽힌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2세대를 공장에 배치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도 공장용 AI 로봇인 '아틀라스'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피규어AI는 2027년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물론 증시 환경에 따라 계획이 변화할 순 있지만 유수의 경쟁사들이 기술 개발에 한창인 점을 감안하면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피규어AI가 만드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일부 투자자들은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공지능(AI)과 연동하는 등 발달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탑재하는 것이 무엇보다 부가가치가 있다고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너스자산운용이 본격 기업금융 부문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회사 측은 "피규어AI는 단순한 로봇 하드웨어 기술을 넘어 AI와의 통합 및 응용 소프트웨어 역량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이번 투자는 AI 로보틱스 분야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며 당사의 기업금융 부문을 다변화하는 의미가 있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