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리빌딩]멈춰선 계열사 늘리기, 이제는 내실 다지기 '집중'①비핵심 사업 정리, 브랜드 통합 가속…운영 효율 '극대화'
유나겸 기자공개 2025-05-02 13:13:33
[편집자주]
KT가 계열사 내실 다지기에 한창이다. 통신 본업의 성장 한계에 직면했던 KT는 한동안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계열사를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최근 전략을 바꿔 비핵심·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일부 사업은 계열사로 이관하는 등 효율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주요 계열사 사명에 'KT'를 추가하는 등 그룹 차원의 정체성도 다듬는 중이다. 더벨은 변화의 중심에 놓인 KT 주요 계열사의 사업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08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계열사 증가폭을 줄이며 내실 다지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종속회사를 빠르게 늘렸던 과거와는 대비되는 행보다.비핵심·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와 사업 효율성 극대화를 목표로 조직 재편과 브랜드 통합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KT가 계열사 내실 강화에 나선 것은 AI·미디어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효율화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 이니텍·플레이디 정리, 계열사 4곳 늘어나
KT는 2023년까지만 하더라도 계열사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한계에 봉착한 통신 본업을 벗어나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디지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해외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새 먹거리를 모색했다.
그 결과 2020년 말 64개였던 연결 대상 종속회사는 1년 만에 15개 증가했다. 2022년에도 6개가 추가돼 85개를 기록했다.
2023년을 기점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KT는 계열사 확대보다는 효율성 강화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김영섭 KT 대표가 계열사 12개 정리를 공언한 것도 이 같은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지난해에는 5개 회사를 흡수합병하고 매물로 내놓았다.
이에 따라 2023년 KT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 수는 84개로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추가로 편입된 종속회사보다 제외된 종속회사가 더 많아진 결과다. 이처럼 KT는 2년간 비핵심 사업 또는 투자 대비 수익 창출이 어려운 부문을 빠르게 정리하면서 효율성을 높였다.

지난해에는 보안 솔루션 기업 이니텍과 디지털 광고 대행사 플레이디 등 일부 계열사를 정리했다. 이 결과 지난해 연결 종속회사 수는 83개다. 신규 편입된 종속회사는 4개, 제외된 회사는 5개였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및 NFT 사업을 담당했던 민클, B2B 메타버스 기업 메타라운지, 중고폰 매입 서비스 그린폰 등을 정리했다. 디지털 물류 서비스 기업 롤랩에 투자한 지분도 합작사 팀프레시에 매각했다. 베트남 헬스케어와 르완다 사업 등 해외 투자 역시 조속히 철수하거나 사실상 철회했다.
사업 조정 작업도 이어갔다. 판매 부진을 겪은 로봇 사업은 유통 분야에서 철수하고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했다. AI 사업은 고비용을 수반하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대신 소형언어모델(sLLM)로 방향을 전환했다.
기존 시내전화·전신 서비스 역시 축소하거나 종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그룹 내 콘텐츠 사업 중복을 해소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IPTV 중심의 미디어 부문을 신설해 KT스카이라이프, KT스튜디오지니 등을 아우르는 콘텐츠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했다.
◇AX 딜리버리 센터, 합작법인 대신 CIC로 '전환'
KT가 계열사 확대 대신 내실 강화에 집중하는 흐름은 최근 AX 사업부 신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KT는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시장을 겨냥한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핵심 조직인 AX 딜리버리 센터는 당초 100명 규모의 합작법인으로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최종적으로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전환됐다. 이로써 KT는 별도 법인을 늘리지 않고도 사업을 빠르게 전개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성과에 따라 독립 법인으로 분리(스핀오프)할 수 있는 유연성도 확보했다.
KT가 CIC 체제를 도입한 것은 별도 법인 수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조직 기동성과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중복 사업과 비효율을 줄이고 AI·DX(디지털 전환)·플랫폼 등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린다.
이와 함께 KT는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내실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와 사업 효율성 강화를 위해 그룹 차원의 브랜드 통합과 사업 이관 작업도 추진 중이다.
KT는 기존 주요 자회사에만 적용하던 'KT' 브랜드를 손자회사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TV는 'KT ENA'로, HCN은 'KT HCN'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밀리의서재와 지니뮤직도 각각 'KT밀리의서재', 'KT지니뮤직'으로 사명을 바꿨다.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자회사인 KT나스미디어는 커머스 사업을 분리하고 광고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분리된 커머스 부문은 데이터 기반 홈쇼핑 자회사인 KT알파가 이관받아 운영하고 있다.
KT가 계열사 내실화에 나선 것은 그룹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AI·미디어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순한 외형 확장 대신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 위주로 조직을 재편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실제 KT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방안을 통해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흐름에 따라 지난해 4분기 기존 조직과 인력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도 단행했다.
당시 KT는 현장 네트워크 인력 약 4400명 가운데 27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동시에 네트워크 부문 고도화를 위해 신설된 자회사 KT넷코어와 KT P&M에 약 1700명을 재배치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그룹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면서 비효율을 줄이고 AI·미디어 등 미래 신사업에 집중하는 구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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