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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CR 2025]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동일 페이로드 BMS 임상속도""링커·항체 조합 따라 같은 페이로드 다른 결과…DAC 잠재력 여전"

시카고(미국)=정새임 기자공개 2025-04-30 07:47:13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3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름테라퓨틱의 신약 후보 물질 'ORM-5029' 개발 중단 소식이 시장에 미친 파급은 적지 않다. 공시 직후 주가가 하한가를 맞았고 메인 파이프라인이 교체되면서 오름테라퓨틱의 주력 분야인 '항체분해접합체(DAC)'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사진)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현장에서 더벨과 만나 ORM-5029 임상 중단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페이로드가 아닌 링커와 항체 궁합 간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DAC 또는 오름테라퓨틱의 기술력에 대한 가능성이 꺾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상장 전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이미 ORM-5029를 밸류에이션 책정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IPO 논란도 없을 것으로 선을 그었다. ORM-5029에 배정됐던 공모자금은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활용하면서 추가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링커와 항체 조합 문제, ROI 관점에서 중단 결정

더벨은 미국 현지시각 28일 AACR 연례학술대회 현장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전날 한국에서 ORM-5029 개발 중단 소식을 알린 직후였다. 그간 이 대표는 대외 활동은 활발하지만 언론 노출은 극히 꺼렸던 인물이다. 그러나 직접 임상중단 이슈에 대해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더벨 인터뷰를 응했다.

ORM-5029의 임상 중단이 시작된 건 지난해 예상치 못한 이상사례 때문이다. 당시에는 신규 환자 등록이 중단된 정도였다. 'ORM-5029' 1상 중 1명의 환자가 간 부전으로 사망한 중대한 이상반응(SAE)이 발단이었다.

오름테라퓨틱은 당초 올해 하반기 임상 재개 여부를 최종 결론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투입 비용 대비 효익을 고려해 예상보다 일찍 결론을 냈고 완전한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단일 파이프라인이라면 최대한 가능성을 가늠했겠지만 다른 유망 물질들이 있기에 시간을 오래 끌지 않겠다는 판단이었다. 하반기까지 파이프라인을 유지할 경우 나갈 비용을 고려해 과감한 결단을 했다.

이 대표는 "투자 측면에서 수익이 잘 안나는 포트폴리오는 빠르게 정리하고 잘 되는 포트폴리오에 몰아주는 것이 좋듯이 R&D도 ROI(투자대비수익) 관점에서 결정을 내렸다"며 "현재 보유 현금 약 1500억원으로 R&D 자금은 넉넉하지만 세 번째 물질 ORM-1153에 자원을 집중하고자 예정보다 빠르게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사실 제약사나 바이오텍이 임상 단계의 신약 물질 개발을 중단하는 사례는 흔하다. 하지만 ORM-5029가 오름테라퓨틱에서 유일한 임상 단계 물질인데다 메인 파이프라인으로 꼽혔기에 임상 중단이 미친 파장은 꽤나 컸다.

주가가 곧바로 하한가로 직행했고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인 DAC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는 오름테라퓨틱의 다른 파이프라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이기에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분이었다.

내부적으론 ORM-5029의 예상치 못한 독성 문제는 링커 그리고 HER2 표적과의 궁합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ORM-5029에 쓰인 링커는 1세대로 간 손상 등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있었다.

당시에는 HER2 항체와 TPD 페이로드와의 조합이 괜찮다고 생각해 해당 링커를 썼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만났다. 반면 BMS에 매각한 DAC 물질과 새롭게 메인 파이프라인으로 교체한 ORM-1153은 다른 링커를 채택해 쓰고 있다.

여기에 HER2 타깃과의 궁합 등 요소에 따라 같은 페이로드라도 독성과 효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단적으로 ADC도 같은 페이로드에 어떤 항체와 링커를 쓰고 몇 개를 붙였느냐에 따라 약효가 천차만별이다.

이 대표는 "ADC 등의 사례를 보면 이번 ORM-5029의 중단을 DAC 전체의 문제로 확장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BMS 물질에도 적용된 TPD 페이로드, 후속 파이프라인 속도

오름테라퓨틱의 강점인 표적단백질분해제(TPD) 페이로드의 가능성은 어떨까. 해당 페이로드는 개발을 중단한 ORM-5029와 새롭게 주력할 ORM-1153에 공통으로 쓰인다. 단순히 보면 ORM-5029 사례로 ORM-1153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것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는 BMS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 ORM-5029 페이로드는 오름테라퓨틱이 BMS에 매각한 ORM-6151에도 공통적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BMS는 AACR 2025 전시회 부스에서 자사 주력 파이프라인들을 소개했다. 여기서 ADC 분야 1순위 파이프라인으로 오름테라퓨틱의 ORM-6151(BMS 개발명 CD33-GSPT1)을 가장 첫 번째로 꼽고 있다.

BMS는 현재 무리없이 글로벌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임상 기관(병원)을 늘리면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BMS가 ORM-6151 잠재력을 파악하고 높은 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BMS는 자사 주요 파이프라인 소개에서 첫 번째 ADC 물질로 ORM-5029와 동일한 페이로드가 적용된 GSPT1-CD33(ORM-6151)을 제시했다.

새롭게 올린 메인 파이프라인 ORM-1153은 ORM-6151과 마찬가지로 혈액암을 타깃한다. GSPT1과 종양 관련 항원을 동시 표적하는 약물로 올해 하반기께 비공개 항원을 공개할 예정이다. 비임상을 거쳐 내년 말까지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특히 경쟁 바이오텍들이 오름테라퓨틱의 파이프라인을 보고 똑같이 개발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 부득이 항원은 비공개를 하고 있다"며 "올해 말쯤 구체적인 기전을 설명하고 비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제적으로 상장 과정에서 ORM-5029는 기업가치 책정에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상장 과정에서 가치 부풀리기 의혹은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이르게 개발 중단을 결정해 공모 과정에서 조달한 자금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서 공모자금 중 113억원을 ORM-5029 임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매출추정치에선 ORM-5029를 제외했지만 임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고려해 자금사용계획에는 ORM-5029를 포함시켰다.

이 자금을 ORM-1153 개발에 더 투입하거나 추가 파이프라인 개발에 쓸 수 있다. 현재로써는 추가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데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현재 네 번째 물질 후보를 추리는 중인데 속도를 내려고 한다"며 "최근 TPD 전문가를 신규 영입하면서 GSPT1 외 새로운 TPD 페이로드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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