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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에 오디오사업 판 마시모, 매각대금 '주가 부양' 투입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 후 주가 하락 상흔, 삼성전자의 전략적 행보 눈길

김경태 기자공개 2025-05-09 08:01:53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시모(Masimo)는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에 소비자오디오 사업부문(사운드 유나이티드·Sound United)를 매각한다고 발표하던 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개최했다. 이번 인수합병(M&A)는 컨콜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 주제였다.

매각 측의 발표를 보면 하만(Harman)이 상대방의 처지를 십분 활용한 전략적인 M&A 행보가 돋보인다. 마시모는 사운드 유나이티드 매각대금을 자사주 매입에 최우선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3년전 M&A를 단행한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주가 급락의 상흔을 치유하는데 자금을 투입하는 셈이다.

하만이 마시모와 합의한 사운드 유나이티드 거래가는 3억5000만달러다. 한화로는 약 5000억원이다. 마시모가 3년 전에 인수할 당시 금액(10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다.

◇마시모, 사운드 유나이티드 매각대금 '자사주매입 천명'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마시모는 이달 6일(현지시간) 올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컨콜을 개최했다. 삼성전자와 하만, 마시모가 사운드 유나이티드 딜을 발표한 직후다.

행사에는 마시모의 케이티 시먼 최고경영자(CEO), 미카 영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엘리 카머만 사업개발 겸 IR 담당 부사장이 참석했다. 질의응답(Q&A)에는 투자은행(IB) 스티펠 파이낸셜, 웰스파고, 파이퍼 샌들러, 니덤, 제프리스, 울프 등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시먼 CEO는 컨콜에서 최근의 사업 현황과 올 1분기 성과를 설명한 뒤 실적 외에 중요한 이정표에 대한 설명에 나섰다. 맨 먼저 언급된 내용이 사운드 유나이티드 매각이다.

그는 "첫번째는 오늘 발표된 당사의 소비자 오디오 사업(Sound United)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당사가 전문 헬스케어 사업에 다시 집중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매각 과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우리는 혁신에 투자하는 동시에 환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시간과 자원을 할애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라며 "우리의 소비자 오디오 사업과 재능 있는 팀은 하만의 리더십 아래 성장과 성공을 위한 좋은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먼 CEO에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영 CFO도 사운드 유나이티드 거래의 당위성을 어필했다. 유수의 IB를 매각자문사로 고용해 하만에 제값을 받은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마시모는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는 분야에 전략을 재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하는 입장이었지만 오늘 체결된 거래는 공정한 시장 가치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기에 주주들께서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매각은 센터뷰(Centerview)와 모간스탠리(Morgan Stanley)가 주도해 다수의 잠재적 구매자들과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절차 및 중요한 협상을 거쳐 진행됐다"라며 "그 결과 주주들에 가장 최적의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었으며 이 챕터를 마무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발표 과정에서 하만에 받을 거래 대금 3억5000만달러를 주주환원에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 CFO는 "매각 대금의 사용과 관련해서는 자사주 매입을 우선순위에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Q&A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웰스파고의 빅 초프라 애널리스트는 사운드 유나이티드 매각가격이 기대와 일치했는지, 향후 자금 활용 계획 등을 물었다.

이에 영 CFO는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과 우리가 보는 오늘날의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거래는 매우 경쟁이 치열한 과정이었다"라며 "처음에는 많은 잠재적 구매자들이 있었고 우리는 이번 거래가 적절한 공정 시장 가치를 반영한 평가(valuation that was the right fair market value)에 도달했다고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각 대금의 사용과 관련해서는 자사주 매입을 분명히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라며 "이는 올해 말 거래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저희의 주요 집중 사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시모,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 후 주가 급락…고점 대비 절반 수준

마시모가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매각 대금의 활용처로 자사주 매입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하는 배경은 주가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사운드 유나이티드와 관련이 있다.

의료기술 기업인 마시모는 2022년 4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이종산업에 속한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인수했다. 당시 매입액은 10억달러였다. 대형 M&A에도 불구하고 그 후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2021년 12월 주가는 291달러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다 이듬해부터 점차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시모는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 추진을 2022년 2월 발표했다. 당시 M&A 소식이 알려지자 마시모의 주가는 오히려 35% 하락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어오던 역사적 저금리 기조를 깨고 2022년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5월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시장이 경색됐고 마시모의 주가 회복도 난망해졌다.

투자자와 마찰도 겪었다. 주가 하락 시기 마시모의 지분 9%를 들고 있던 폴리탄캐피털매니지먼트(Politan Capital Management)가 사측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이사회 구성원 교체, 법정공방 등을 진행했다.

사운드 유나이티드 거래 발표 다음 날인 이달 7일(현지시간) 마시모의 주가는 150.11달러로 전날보다 7.04% 하락했다. 2021년 12월 주가의 절반 수준이다. 여전히 고점 회복까지 갈 길이 먼 상황인만큼 주주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매각대금을 자사주매입에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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