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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이그나이트XL, '뷰티·웰니스'로 글로벌 임팩트 창출"클레어 장 대표 "한국 스타트업 혁신·기술력 주목"…2호 펀드 결성 한창

팔로알토(미국)=이영아 기자 공개 2025-05-13 07:56:48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10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산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남다른 투자 콘셉트로 주목받는 액셀러레이터(AC)가 있다. 뷰티·웰니스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이그나이트XL이 주인공이다. 2032억2000만달러(약 285조원) 규모 뷰티·웰니스 시장을 겨냥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이그나이트XL 설립자 클레어 장 대표는 한인 이민 1.5세이다. 20여년전 정보통신부 산하 벤처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업무를 담당했던 기관인 아이파크(iPark)의 첫 여성이사로서 오랜기간 한국 창업가들과 깊은 교감을 해왔다.

장 대표(사진)는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인근 오피스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벤처캐피탈(VC)이 뷰티·웰니스를 '틈새시장'으로 치부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기회가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구 고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뷰티·웰니스 분야 혁신은 단순 트렌드를 넘어 필수분야가 됐다"며 "혁신 기업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팩트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넥슨 비롯 한국 기업 교류, AC에 눈뜨다

초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온 장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교에서 사회학 학사, 국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발을 들인건 2000년대 초반이다. 한국 정보통신부 '아이파크'에서 일하게 되면서다.



장 대표는 "아이파크는 지금으로 따지면 액셀러레이터의 전신 격"이라며 "당시 액셀러레이팅 개념이 없던 시기인데 정부가 직접 나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컨설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혁신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당시 인사이트테크놀로지스, 넥싯을 비롯한 한국 벤처기업이 아이파크의 문을 두드렸다. 쿠팡·토스·배달의민족 등에 투자하며 '유니콘 제조기'로 국내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알토스벤처스의 한킴 대표를 비롯한 VC 업계 인물과도 교류했다. 이후 실시간 검색 엔진 기업 '레이지피드(LazyFeed)'로 적을 옮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일한다.

장 대표는 "2011년쯤 미국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액셀러레이팅 개념을 업계에 활발히 전파하면서 관련 사업을 인지했고,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진출을 꿈꾸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2014년부터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엔젤투자를 하며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했는데, 4년 동안 250여개 기업을 살폈다"라고 언급했다.

장 대표는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하면서 보다 규모있는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지원하기 위해선 펀드 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 대표는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펀드레이징 작업에 착수한다.

장 대표는 "특히 VC 업계 95%가 남성인력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럴수록 더욱 다양한 목소리와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뷰티·웰니스 분야 소비자의 80% 이상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투자자가 투자를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뷰티·웰니스 분야는 인류의 삶과 가장 밀접한 혁신이 일어나는 분야라고 생각해 여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면서 "우리 포트폴리오 비중 가운데 80%는 여성 대표가 이끈다"고 설명했다.

◇K-뷰티 혁신·기술력에 주목, 투자 확대

이그나이트XL은 2020년 1000만달러(약 140억원) 규모 1호펀드를 결성했다. 코스맥스, 씨티케이(CTK) 등 글로벌 뷰티기업이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했다. 하나은행,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등도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 대표는 "하우스 운영 방향과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기 위해서 첫 번째 펀드는 일단 투자 기업을 많이 발굴하는 것이 좋다고 한 킴 대표가 조언했다"면서 "1호 펀드를 활용해 30개 뷰티·웰니스 기업에 적극 투자했다"라고 설명했다.

2024년 1500만달러(약 210억원) 규모 2호펀드를 1차 결성했다. 현재 멀티 클로징을 위한 펀드레이징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3000만달러(약 420억원) 규모로 최종 클로징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한국벤처투자(KVIC) 등이 주요 LP로 이름을 올렸다.

장 대표는 "1호 펀드에 출자한 LP들이 2호 펀드에도 모두 참여했다"면서 "2호 펀드는 이그나이트XL의 펀드 운용 전략을 보다 분명히 하자는 차원에서 전체 재원의 20%가량을 기존 포트폴리오 팔로우온(후속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그나이트XL의 주요 포트폴리오는 △Z세대 스킨케어 브랜드 '버블(Bubble)' △스킨케어 전문 원격 의료 플랫폼 '뮤즐리(Musely)' △마이크로바이움 피부 진단 '헬로바이움(HelloBiome)' △의류 전문 단열재 '쏠라코어(Solarcore)' 등이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한국 스타트업 비중은 15% 수준이다. 장 대표는 "여성 웰니스 플랫폼 '자기만의방' 운영사 아루 등에 투자했다"면서 "특히 뷰티, 건강, 웰빙 분야 관련 한국 스타트업의 혁신과 기술력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뷰티·웰니스 분야 전문 투자사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게 장 대표의 포부다. 그는 "섹터 전문성만 있다면 큰 규모 운용자산(AUM)을 굴리지 않아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며 "확신, 집중, 그리고 적합한 파트너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했다.

장 대표는 "시장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혁신에 관심을 두는 것이 벤처투자가의 역할"이라며 "신약 개발부터 개인 맞춤형 건강에 이르기까지 뷰티·웰니스 분야 혁신의 선두에서 글로벌 임팩트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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