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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숨은 강자들]'지분승계' 마무리…지배구조 저평가 배경은[KPX케미칼]③2세 양준영 회장, CK엔터 통해 그룹 지배력 확대…오너 중심 경영에 'D등급'

정명섭 기자공개 2025-05-30 07:24:18

[편집자주]

석유화학은 반도체, 자동차 등과 한국의 수출을 떠받친 핵심 산업이었다. 그러나 중국·중동발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SK와 롯데, LG 등 주요그룹 화학사마저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할 정도다. 그럼에도 꿋꿋한 기업들이 있다. 업황 둔화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강점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벨은 석유화학업계의 숨은 강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7일 08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PX그룹 지주회사인 KPX홀딩스는 총 5개의 자회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이 중 핵심 계열사는 단연 KPX케미칼이다. KPX홀딩스 연결매출에서 KPX케미칼이 74.8%(2025년 1분기 기준)를 책임진다. 이에 KPX그룹은 오너 일가에서 KPX홀딩스, KPX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오랜 기간 유지해왔다.

KPX그룹은 지난달 창업주인 양규모 KPX홀딩스 이사회 의장에서 장남 양준영 KPX홀딩스 회장으로 지분 승계를 마무리했다. 양 회장은 비상장 개인회사를 키워 그룹 장악력을 극대화했다.

다만 KPX케미칼의 지배구조는 외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사회가 오너 중심 경영 체제에 머물러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양준영 회장 개인회사

26일 기준 KPX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지분 52.55%를 보유한 KPX홀딩스다. KPX홀딩스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KPX케미칼 지분은 총 52.82%다. KPX케미칼 대표이사 회장인 양 회장이 보유한 KPX케미칼 지분은 0.11%에 불과하다.

KPX케미칼 2대 주주는 지분 10.05%를 보유한 도요타통상이다. KPX케미칼의 전신인 한국포리올이 설립된 1974년 당시 일본 종합상사 도멘이 직접 투자한 게 발단이었다.

당시 KPX케미칼은 일본 화학사 산요 카세이로부터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 생산기술을 이전받았다. KPX케미칼과 도멘은 PPG의 원료인 산화프로필렌(PO)을 공급받는 협력 관계였다. 도멘은 2005년 도요타그룹에 인수된 이후 도요타통상으로 간판을 바꿨다. KPX그룹과 도요타통상의 협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KPX케미칼 이사회에 사토 타카시 도요타통상 유기원료·사업총괄부장(전무)이 등기된 이유다.


KPX홀딩스의 최대주주는 CK엔터프라이즈다. 지분 28.89%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KPX케미칼과 마찬가지로 도요타통상(지분 24.86%)이다. 다만 양준영 회장의 KPX홀딩스 지분 12.19%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KPX홀딩스 지분은 48.41%에 달한다.

CK엔터프라이즈는 현재 양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즉, 양 회장→CK엔터프라이즈→KPX홀딩스→KPX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CK엔터프라이즈는 1987년 3월에 설립된 부동산 임대 업체다. 설립 초기 사명은 삼락상사였고 양 회장이 지분 88%, 양 의장 6%, 양 회장의 모친 변순자씨가 8%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1년만 해도 CK엔터프라이즈는 KPX홀딩스 지분을 0.92%만 가지고 있었다. 매출은 3억원 수준이었다. 실적이 크게 성장하기 시작한 건 KPX케미칼의 제품을 해외법인에 수출하는 'PPG 수출 영업권'을 다른 계열사인 진양산업으로부터 무상 양도받은 2012년부터다. CK엔터프라이즈의 2012년 매출은 43억원, 2015년 매출은 78억원이었다.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한 CK엔터프라이즈는 KPX홀딩스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 2016년 말 지분을 5.72%까지 늘렸다. 양 회장이 양 의장의 KPX홀딩스 지배력을 넘어서기 시작한 시기는 이듬해다. 당시 양 의장의 차남 양준화 사장(현 그린케미칼 대표이사)은 그린케미칼(당시 KPX그린케미칼)을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하기 위해 본인과 개인회사를 통해 보유한 KPX홀딩스 지분을 양 회장과 CK엔터프라이즈에 전량 매각했다.

이에 따라 양 회장의 KPX홀딩스 지분은 2017년 초 7.61%에서 10.4%로, CK엔터프라이즈의 KPX홀딩스 지분은 5.72%에서 10.39%로 올랐다. 양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KPX홀딩스 지분은 20.79%로, 같은 기간 양 의장의 KPX홀딩스 지분(19.64%)을 넘어섰다.

이후 양 의장은 꾸준히 장내 매도 또는 CK엔터프라이즈에 매도하는 식으로 KPX홀딩스 지분을 줄여갔고 19.64%에 달하던 지분은 지난 4월 0%가 돼 경영권 지분 승계를 마쳤다. 양 의장은 2019년 KPX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현재 KPX홀딩스와 KPX케미칼, 진양홀딩스, 진양산업 이사회 의장직만 수행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 지배구조 등급 D..."수출 차질 있을 수 있어 개선 예정"

양 회장은 KPX케미칼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으나 외부에서 보는 지배구조는 긍정적이지 않다.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KPX케미칼에 매긴 지배구조 등급은 'D'다. 2023년 C등급에서 한 단계 내려왔다. D는 7개 등급(S~D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매우 취약'한 상태를 말한다.

KPX케미칼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PX케미칼 이사회는 총 6명인데 사외이사는 2명뿐이다.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상장사라 아직 이사회 총원의 과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두지 않았다.


사내이사 4인에는 양 의장, 양 회장 부자가 속했다. 오너 일가가 이사회에 다수 배치된 점도 구성 측면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의 별도 소위원회도 아직 미설치 상태다.

KPX케미칼은 지배구조를 포함해 ESG등급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제품 수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ESG가 회사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인지한 상황이라 등급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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