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등, '허술한' 대구 달성 PF 투자 시행사·시공사 모두 부실..다른 채권자가 땅 처분
이 기사는 2010년 06월 08일 10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 달성 죽곡동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에 나섰던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수협이 사업 중단과 보증을 선 시공사 성원건설 부도로 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행사인 한이건설의 상황이 악화된 때에 투자를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다. 게다가 담보로 굳게 믿고 있던 땅 역시 다른 채권자와의 이해 관계가 얽히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채권 관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뒤따르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시행사·시공사 부실 징후 감지 못해
2006년 2월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수협이 한이건설의 대주단으로 참가하기 이전 기존 대주단은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 솔로몬저축은행이었다. 신한은행(금리 8.28%)이 200억원, 신한캐피탈(금리 12%)과 솔로몬저축은행(금리 12%)이 각각 75억원씩을 투자했다. 소위 말하는 토지매입 자금을 위한 브릿지론이었다.
현 대주단으로 PF 대출이 넘어오던 시기 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2004년 2월 설립된 한이건설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로 존립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시행사 부실로 PF 사업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었다.
2005년 감사보고서에서 한미회계법인은 "한이건설은 대규모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1억원 초과하고 있으며 총부채가 총자산을 50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 일으킬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지급보증을 섰던 성원건설 역시 재무 악화로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결과적으로 시행사와 시공사 모두 부실이 된 셈이다.
뒤통수 맞은 대주단
토지가치 하락 혹은 현금화까지의 애로가 있을 수 있으나 통상 PF 대주단이 돈을 떼이는 일은 많지 않다. 사업 대상인 토지가 담보로 확실히 잡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곡동 PF의 경우 담보 토지가 최후의 보루가 되지 못했다. PF대주단 외 시행사에 대한 다른 채권자가 등장해 대주단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땅을 처분했기 때문이다. 분양 보증을 위해 대한주택보증에 신탁한 담보 토지가 처분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재무제표에도 나타나 있지 않은 채권단의 등장으로 PF 대주단이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현 대주단이 PF를 일으키기 두 달 전인 2005년말 현재 한이건설의 총부채는 424억원으로 PF 론이 거의 전부였다. 한이건설이 채무 관계를 숨겼거나(PF 이후 추가 채무 발생 가능성도 있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한이건설의 채무 관계에 대한 대주단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숨어 있던 채권자가 땅을 일부 처분하면서 채권이 훼손된 대주단이 한이건설을 파산시켜 '빚잔치'를 하고 보증을 섰던 성원건설이 채무를 인수하게 됐다.
성원건설은 이미 기업회생절차에 돌입, PF 채권단도 성원건설 채권단에 합류하게 된다. 채권 회수까지 시간이 상당기간 소요되고 회수 비율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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