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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앞두고 순익 29% 급증 '왜' 일회성 이벤트 반영...실적 포장 →공모가 부풀리기 의혹

이재영 기자공개 2010-08-19 15:37:58

이 기사는 2010년 08월 19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휠라코리아의 기업공개(IPO)가 초읽기에 들어가며 적정 공모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성장성과 수익성이 부각된 실적표를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실적 거품에 따른 오버슈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회성 이벤트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가 있지만 이같은 실적 추이가 이어질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휠라코리아는 올 상반기 매출액 2012억 원, 영업이익 271억 원, 당기순이익 243억 원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7%, 12.7%, 28.8% 늘어난 수치다. 휠라코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9월로 예정된 IPO 공모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외형상 순이익이 급증한 배경에는 일회성 금융수익이 자리잡고 있다. 상반기 휠라코리아가 기록한 243억 원의 순이익에는 76억 3200만 원의 외환이익(외환손실은 43억 3500만 원) 외에도 51억 5400만 원의 사채상환이익이 포함돼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4월 2007년에 발행한 550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자 절감 목적으로 조기 상환했는데 이에 대한 장부상 이익이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주당 순이익은 2998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주당 순이익 2119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주당 순이익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휠라코리아의 예상 공모가는 2만 1000~2만 50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순이익을 그대로 반영하면 휠라코리아의 예상 공모가는 3만 원 이상으로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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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휠라코리아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10.59%에서 12.10%로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3.5%로 변화가 없었다. 만약 사채상환이익을 제한다면 실제 순이익 상승률은 1%대로 떨어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매출 증가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순이익 면에선 좀 더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일회성 이익이 포함된 상반기 실적을 그대로 IPO 밸류에이션 작업에 반영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휠라코리아의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휠라코리아의 매출채권은 지난 2008년 말 229억 원, 지난해 반기 말 266억 원, 지난해 말 297억 원으로 200억 원대에서 매출의 증가에 따라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올 상반기 말 기준 411억 원으로 늘어났다. 1년 새 매출은 12.7% 늘어났지만 매출채권은 54.5%나 증가한 셈이다.

매출액이 늘어나면 매출 후 미수금을 뜻하는 매출채권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불균형하게 매출채권만 급증했다는 것은 상장을 앞두고 일단 매출을 늘리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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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미래 전략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휠라코리아는 최근 해외 시장 개척에 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단순 라이센싱이 아니라 직접 지분을 가지고 경영하는 중국·미국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휠라코리아는 최근 △2014년까지 그룹 매출액 23억 달러(약 2조 7600만 원)로 세계 4대 브랜드 △2013년 중국 내 휠라 매장 1500곳 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휠라코리아는 중국 내 스포츠의류 2위 업체인 안타(ANTA)와 조인트벤쳐(JV)인 휠라차이나를 설립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매장 수는 120곳이다.

JV내 휠라코리아의 지분율은 1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매출액의 4.8%를 수입수수료로 받는다고 해도 휠라차이나의 성장이 휠라코리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현지 시장 상황도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중국 스포츠의류 시장은 글로벌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이 이미 5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로컬 브랜드 1위 업체인 리닝(LiNing)이 14%, 휠라코리아와 손잡은 안타가 10% 정도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단계를 갓 넘어선 후발업체들도 속속 자사 브랜드 제품을 내놓고 시장 점유율 확보에 애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선 이미 나이키·아디다스·리닝 등 선두 업체가 시장 점유를 공고히 하고 있는데다 업종 특성상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도 높다"며 "푸마 정도의 3~4위 업체까진 따라잡을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휠라코리아의 100% 자회사인 휠라USA의 상황도 호전되곤 있지만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때 연간 6500만 달러(약 780억 원)의 손실을 내던 휠라USA는 휠라코리아에 인수된 이후 구조조정과 중고가 전략 등을 통해 적자 폭을 940만 달러(약 112억 원, 지난해 말 기준)까지 줄였다. 올해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휠라코리아는 전망하고 있다.

턴어라운드를 달성하더라도 이후 성장엔 여전히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미국 내 소비 심리가 다시금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지난 7월 미국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는 11개월 만에 최저인 66.5을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고용 불안과 더딘 경기 회복이 원인이었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선 휠라USA의 성장폭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분석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주당 3만 원 이상이면 다소 비싸 보인다는 게 현재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IPO 공모가 산정에는 실적 외에도 지배구조 등 대내외적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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