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별도 심사없이 SL인베스트에 300억 출자 청산조합 IRR 12% 이상 기록하면 수시 출자 가능
이 기사는 2010년 09월 02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최근 별도의 심사 없이 SL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하는 조합에 30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 7월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더벨이 개최한 벤처캐피탈 포럼에서 국민연금이 실력이 검증된 운용사에 수시로 자금을 매칭하겠다고 밝힌 이후 첫 사례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L인베스트먼트는 국민연금으로부터 300억원, 정책금융공사와 모태펀드로부터 200억원, 자체자금 100억원을 합쳐 총 600억원 규모의 SLi그로쓰악샐레이션(일자치창출)조합을 결성했다. 이 조합은 이번 달 내로 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조합 존속기간은 올해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7년이며, 2년 연장이 가능하다. 대표펀드 매니저는 김종욱 상무가 맡았다. 투자는 주로 IT하드웨어 분야의 성장 기업에 집행될 예정이다. 15~20개 기업에 600억원을 투자해 1068억원을 회수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는 우선주 및 보통주에 70%, CB와 BW에 30%를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금 회수는 주식시장 상장(IPO)이 50%, M&A 및 SPAC 등이 50%다.
눈에 띄는 점은 국민연금이 서류검토, 프리젠테이션(PT) 등 별도의 심사 과정 없이 SL인베스트먼트의 트랙 레코드만을 보고 출자를 결정했다는 것.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출자한 조합을 SL인베스트먼트가 잘 운용해 심사 없이 이번 출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L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03년 국민연금으로부터 100억원,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60억원, 자체 자금 40억원을 합쳐 200억원 규모의 SLi3호조합을 결성했다. 이 조합은 이영수 대표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으며 지난 2008년 12월에 청산했다. 조합 내부기준수익률(IRR)이 14%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뒀다. 성과보수도 10억원을 지급받아 이중 5억원을 심사역에게 분배했다. 조합에서 투자한 에스에너지, 고영테크놀로지, 연이정보통신, 하나마이크론, ADP엔지니어링, 오디텍, 티엘아이, 스마트카드연구소 등은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청산조합의 내부기준수익률(IRR)이 12% 이상을 기록할 경우 해당 GP에 테스트 없이 출자를 할 수 있다”는 내부규약을 만들었다. SL인베스트먼트는 이 규약을 첫 번째로 충족시킨 벤처캐피탈인 셈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향후에도 이 조건을 충족시키면 언제든지 수시로 테스트 없이 출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 7월말 열린 머니투데이 더벨 벤처캐피탈 포럼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유상현 국민연금 심사팀장은 “투명성과 절차적 형평성 확보 등을 위해 컨테스트 방식으로 운용사를 선정하고 있지만 그렇다보니 각 운용사들이 펀드를 만들어 나가는 데 문제가 있다”며 “검증된 풀에서 그때 그때 운용사의 필요에 따라 자금이 배분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수 SL인베스트먼트 대표는 “SL인베스트먼트가 국민연금으로부터 트랙 레코드만으로 출자를 받은 첫 사례가 되어 기쁘다”며 “이 같은 사례가 앞으로 벤처캐피탈 업계에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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