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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른 지분 분포, 사촌간 경쟁 '왕좌'는 없다 [두산 형제경영 명암]⑤박용곤 일가 지분율 최다…3세·4세 경영자 분산 보유

임정수 기자공개 2018-06-25 11:53:35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4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4세간 ㈜두산에 대한 물밑 지분 경쟁은 형제의 난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형제 간 우애 있는 승계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균열을 일으키면서 지분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용오 명예회장은 가문에서 축출됐고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 개인 사업을 일궜다.

이후 3세 경영을 거쳐 4세 경영 시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그룹 경쟁체제 속에 남은 4형제와 4세들의 지분 확대는 지속되고 있다. 현재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상태다.

하지만 29명의 친인척들이 골고루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어 어느 한 쪽의 지분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른 지분율은 형제간 승계 시스템이 유지될 수 밖에 없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 박용곤 일가 지분율 우세…박정원 회장 최다

두산가 총수 일가의 그룹 계열사 지분은 ㈜두산으로 몰려 있다. 두산은 현재 지주사 지위를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사실상의 지주사로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여러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두산에 대반 지분율이 두산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의미한다.

2017년 9월말 현재 최대 주주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48%에 달한다. 연강재단과 동대문미래창조단 등 다른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친인척 지분율은 45% 수준이다.

3세 오너인 박용곤-박용성-박용현-박용만 4형제 중에서는 박용곤 일가의 지분율이 가장 앞서 있다. 박용곤 명예회장과 장남인 박정원 회장, 장녀인 박혜원 부화장, 차남인 박지원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은 총 15%를 넘어선다. 상당 지분이 2005년 형제의 난 직후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시간외 매매를 통해 확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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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회장은 6.96%로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다. 동생인 박지원 부회장이 4.46%로 뒤를 잇고 있다. 박용곤 명예회장은 아들들에게 대부분의 지분을 증여하고 현재 1.51%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박용성 전 회장 일가와 박용현 명예회장 일가는 각각 10.51%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용곤 일가에 비해서는 5% 포인트 가량 적은 지분율이다.

박용성 일가의 경우 장남인 박진원 네오플럭스 부회장이 3.96%, 차남인 박석원 두산 부사장이 3.24%로 두 형제가 고르게 나눠 보유하고 있다. 박용성 전 회장도 아들들에게 지분 일부를 증여하고 현재 3.31%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 또는 차남 어느 한 쪽이 이 지분을 증여받을 경우 박정원 회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분율이 증가한다.

박용현 명예회장 일가는 장남인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이 2.93%, 차남과 3남인 박형원 두산밥캣 부사장, 박인원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2.16%씩 보유해 장남의 지분율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다.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이 3.10%를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박용현 이사장이 지분을 장남에게 몰아줄 경우 다른 사촌들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박용만 회장 일가는 4형제 중 가장 적은 7.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이 4.04%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장남인 박서원 두산 전무가 2.13%, 차남인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가1.67%의 지분율을 확보한 상태다.

◇ 절대우위 없다…특정 일가의 그룹 지배 불가능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두산에 대한 친족 지분율이 많지 않있다. 특정 일가가 지분을 확보하면 그룹 장악을 시도할 수 있는 구조였다. 형제의 난도 3세들 중 둘째인 박용오 회장이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한 두산 지분을 활용해 경영권을 장악하려 하면서 촉발된 사태였다.

하지만 현재 지분 구조는 어느 한 쪽 일가가 그룹을 장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용곤 명예회장 일가 지분이 다른 형제 일가 지분에 비해 우위에 있지만 그룹을 단독으로 소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고 평가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 때문에 당분간 형제간 승계 원칙에 따라 그룹 회장직 승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한 쪽이 경영권 승계 원칙을 어기고 섣불리 딴 마음을 먹을 경우 형제의 난을 일으켜 불행한 최후를 맞게 된 박용오 전 회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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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보유 지분율은 자사주 매입으로 순차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지난해 12월을 시작으로 매년 5%씩 총 15%의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오너 일가는 보유 주식 수 변동 없이 지분율이 증가한다. 계획대로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오너 일가의 두산 지분율은 50%를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두산 주식을 보유한 친인척 모두의 지분율이 고르게 증가해 어느 특정인의 지분율이 더 늘어나지는 않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오너 일가가 지분율을 늘리는 과정에서도 공동 소유의 원칙을 고수하며 일가 구성원 전체의 지분이 고르게 늘어났다"면서 "특정 일가의 경영권 독점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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