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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핀테크, 만만치 않은 전쟁 [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고영경 박사공개 2019-09-30 14:11:17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14: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남아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생산기지에서 소비시장으로 주목 받은 데 이어 이제는 디지털경제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의 여러 언론과 금융산업 관련 보고서 등에서 이 지역을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호락호락한 상황은 아니다.

동남아 핀테크 산업의 성장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시장 규모다. 아세안의 인구는 6억 5000만 명에 이른다. 14억 수준의 인구를 가진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큰 규모다. 특히 이 중 은행계좌를 갖고 있는 인구와 신용대출이 가능한 중소기업의 비율은 약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보다 문턱이 낮은, 금융서비스로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 번째, 소득에 비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다. 많은 인구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어 온라인 은행이나 디지털 결제 등 핀테크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규제가 적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은행 및 금융업은 설립부터 운영까지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고, 감독기관의 검사와 감시를 받아야 하는 반면, 핀테크 분야는 규제 샌드박스에 놓여 있어, 규제를 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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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핀테크 산업을 논하는 데 있어 이 같은 잠재력이 새삼스레 새롭게 거론되는 것이나, 지역 전체를 하나로 묶어놓고, 전체의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선 소득의 격차만큼이나 금융 접근성 면에서도 국가간 큰 격차가 존재한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에서는 은행계좌를 가진 성인 비율이 3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는 이 비중이 80%를 넘는다. 따라서 국가별로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도 다르고, 핀테크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달라진다.

또한 핀테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페이먼트와 송금, 단기 대출 부문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골리앗들의 전쟁터와 다름없다. 동남아 대표 유니콘 그랩과 고젝은 각각 그랩페이와 고페이를 내세워 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아세안 슈퍼앱으로 자리 잡은 이들은 기존의 서비스와 막대한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페이먼트 뿐만 아니라 대출, 보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의 오보(OVO), 태국의 라인페이와 오미세, 베트남의 모모 등 로컬 강자들, 그리고 중국에서 건너온 위챗페이 알리페이까지 가세한 상태다. 신용대출 분야도 경쟁이 치열하다. 단기 소액대출 서비스의 대표 주자인 인도네시아의 크레디보와 아쿠라쿠는 필리핀과 태국 등지에서 빠르게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아울러 한국과의 기술 격차가 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착각일 수 있다. 이미 여러 로컬 핀테크 기업들도 신용평가와 보험, 자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을 통한 데이터 분석과 블록체인 기술들을 채용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가 보기 어려운 수준의 경쟁력과 경험을 갖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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