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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벤처캐피탈리스트와 숫자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26 08:02:07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숫자가 투자의 기준이 되면 안돼요. 투자 잘하는 심사역은 흑자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한 VC 대표가 최근 스타트업에 흑자전환을 강조하는 투자 방식을 지적하며 한 말이다. 흑자에 집중하기보다 미래 성장성을 가진 기업을 발굴해내는 능력을 키워야한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은 수년 간 투자 혹한기를 겪어 왔다. 벤처투자시장이 투자 빙하기를 회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벤처투자 붐이 일었을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투자시장은 차갑다.

벤처시장에 풀린 자금이 쪼그라들면서 스타트업이 받을 수 있는 투자자원도 줄었다. VC들은 유망한 기업을 찾기 위해 숫자에 집중했다. 모 스타트업 관계자는 “이제는 흑자전환이 되지 않으면 VC들이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흑자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당장의 수익성에 집중해 사업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스타트업도 다수 보이고 있다.

물론 일찌감치 흑자전환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우수한 사업력을 인정받아 마땅하다. 다만 숫자는 옥석을 가리는데 있어 가장 쉬운 방법이다.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숫자만이 투자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망기업을 발굴하는 하우스가 있다. 티인베스트먼트는 경력직 심사역을 뽑아도 1년 간 투자를 맡기지 않는다. 하우스만의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산업을 분석하고 공부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뚝심 있는 투자 철학 덕일까. 하우스는 2019년 설립 이후 운용자산(AUM) 3000억원을 기록하고 평균 내부수익률(IRR) 30%를 달성하며 슈퍼루키 하우스에 이름을 올렸다.

수 십년 간 끊임없이 발로 뛰며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도 있다. 이강수 컴퍼니케이 투자부문 대표는 전문가 집단에 스스로 몸을 던져 투자 기회를 찾는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창업심의위원회, 카이스트 발전재단 등에 소속돼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경영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 이렇게 투자한 기업이 성장해 상장까지 이어진 사례도 많다.

스타트업은 성장하는 곳이다. 문득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가 한 말이 떠오른다. “망해도 좋으니 재미있는 기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유망한 기업·사업을 발굴하고자하는 열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눈빛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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