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3(토)

industry

SK㈜ '자사주 매입'의 이면, 지배구조 개편 포석? 재무여건상 무리한 결정…의결권 확보·합병비율 고려 행보 '관측'

최은진 기자공개 2019-10-04 08:30:1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2일 13: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의 갑작스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발표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번 자사주 매입이 재무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예고도 없이 전격 결정된터라 그 이면에 담긴 의도에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서는 SK㈜가 일부 계열사를 합병하는 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선제적으로 의결권을 확보하고 유리한 합병비율 등을 점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로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와 SK네트웍스의 AJ렌터카를 주목하고 있다.

SK 자사주
SK㈜는 지난 1일 자사주 352만주를 앞으로 석달간 장내에서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취득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7181억원이다. 이로써 SK㈜의 자사주 비율은 기존 20.7%에서 25.7%로 확대된다.

SK㈜가 공식적으로 밝힌 자사주 매입 배경은 주가 안정이다. 지난해 1월 33만원선까지 올랐던 주가가 최근 20만원선으로 주저앉은데 따라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주가를 부양시키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서는 이같은 SK㈜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우선 7181억원의 자금을 단 석달만에 쏟아부을 수 있는 여력이 SK㈜에 있느냐다. 현재 SK㈜의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은 약 3000억원에 불과하고 순차입금은 약 6조8000억원 규모이다. 분기별 발생하는 영업현금흐름이 약 4000억~5000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용할 수 있는 현금 상당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붓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SK㈜의 자회사 SKE&S가 최근 차이나가스홀딩스를 매각한 대금 일부를 배당으로 받아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가정하더라도 지주사로서 이같은 일시적인 자금 출혈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사주 매입 결정 시점도 다른 해석을 낳게 한다. SK㈜의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해서 상당폭 하락한 것은 사실이나 지난 8월 18만원선을 저점으로 상승세로 전환된 상황이다. 보통 자사주 매입 계획은 기업설명회(IR)이나 주주총회 등에서 발표하고 천천히 진행하지만, 이번 SK㈜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급작스럽게 발표됐다.

SK㈜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대부분도 주주친화정책으로 특별배당 정도를 예측했을 뿐 이같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한 추후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것도 물론이다.

따라서 금융투자업계서는 이번 SK㈜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 이면에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장 유력시 떠오르는 게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얘기다.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는만큼 이를 매입하면 할수록 최대주주의 의결권에 무게가 실린다. 또한 SK㈜가 특정 상장사와 합병을 할 때 최대주주의 입지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한다면 합병비율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도 하다.

업계는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로 SK텔레콤을 주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자회사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력을 SK㈜가 취득하는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SK텔레콤을 SK하이닉스를 보유한 투자회사로 분할해 SK㈜와 합병하면 자연스레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력이 SK텔레콤에서 SK㈜로 넘어가게 된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AJ렌터카 역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의 중심에 있다. 최근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을 통합한 AJ렌터카가 SK㈜의 자회사로 이관될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인수할 당시 실사를 SK㈜가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이러한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업계서는 SK㈜가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 지분을 주고받으면서 일정부분의 지분관계 등을 정리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SK㈜는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한 의미를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선을 긋는다. 어디까지나 투자성과에 대한 수익공유 차원에서 주가부양에 나선 것이란 설명이다. 항간에서 나오는 SK텔레콤 개편 및 AJ렌터카 양수 가능성 등은 소문일 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여력이나 주가 수준 등을 고려할 때 SK㈜가 갑작스럽게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하기 전 사전 포석을 깔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하면서 의결권을 보호하고 유리한 합병비율 고지를 점하는 차원에서 SK㈜ 주가를 부양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4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