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약처방' 대한항공, 회사채 공모 '반전 없었다' [Deal Story]주관사단 물갈이, 고정금리 강수 등 '백약무효'…'믿을맨' 리테일도 불안불안
김시목 기자공개 2019-11-01 09:06:2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회사채 공모를 앞두고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올해 조달을 주도했던 파트너를 전면 교체하는 것은 물론 투자매력을 높이기 위해 고정금리 카드를 제시했지만 '약발'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수익률 제고 등 공모 성사를 위해 만전을 기했지만 자체 실적 둔화, 발행 시장 변동성 등에 가로막힌 모습이다.대한항공 채권은 미매각을 넘어 리테일 처분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미매각 물량이 모두 증권사로 넘어간 만큼 IB들이 온전히 리스크를 안게 됐다. 7월 미매각 물량이 지난한 과정을 통해 시장에 소화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공모 성사 ‘올인', 기관 반응 ‘싸늘'
대한항공은 이달 29일 진행된 17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량 미매각을 냈다. 밴드 안에 유입된 자금은 570억원에 그쳤다. 900억원을 배정한 2년물에선 절반(450억원) 가량 수요가 들어온 반면 3년물에선 85%(680억원)가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조달 여건이야 늘 녹록지 않긴 했지만 공모 성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파트너를 실수요 중심으로 모집해 주관사를 전면 교체한 데 이어 고정금리로 투자 매력을 극대화하는 등도 일환이었다.
하지만 불과 한 해 전 대비 크게 둔화한 수익성과 항공업황 전반의 부정적 전망에 투자자들은 대거 등을 돌렸다. 무엇보다 회사채 발행 시장 내 BBB급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확산되면서 대한항공은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A급 이슈어들도 빈번히 미매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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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정을 찾는가 싶던 금리가 크게 치솟은 점도 투자 수요를 위축시켰다. 금리 상승은 곧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기관들이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 실제 대한항공의 3년물 민평금리는 28일 3.55%로 보름 전 대비 무려 25bp 가량 치솟았다.
IB 관계자는 "투자자 모집을 위해 할 수 있는 카드를 최대한 썼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며 "가장 큰 장벽은 수요예측을 앞두고 금리가 대폭 상승한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기관들이 투자를 접은 곳도 많다"고 덧붙였다.
◇ 리테일 처분도 불안
대한항공 조달을 도운 IB들의 실권 부담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연말로 치닫고 있는 현재 분위기라면 1000억원이 넘는 물량 처분 역시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은행 및 증권사들이 책임진 물량 등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실제 지난 7월 발행에서 미매각 처리된 1750억원 가량의 채권은 무려 두 달 가량에 걸쳐 처분된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리테일 최고 인기 채권이란 명성이 무색한 반응이었다. 11월과 12월 북클로징 시점 등을 고려하면 연초까지 넘어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일부 IB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발을 뺀 것 역시 미매각 시 처분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며 "다만 시간과 인내의 문제일 뿐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하면 결국엔 다 소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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