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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게임체인저' 안재광 이사, 콘텐츠·바이오·제조 '팔색조'③전체투자 48곳 중 절반 'IPO·M&A' 완료, 7개 펀드 2080억 운용

이윤재 기자공개 2020-02-28 07:38:55

[편집자주]

SBI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인 한국기술투자다. 2000년대 중반 우여곡절을 겪으며 명가(名家)의 흔적은 희미해졌던 찰나 일본 SBI금융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M&A 10년차 운용자산은 물론이고 투자실적도 업계 상위권으로 발돋움했다. 턴어라운드를 이끈 SBI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인력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07: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인베스트먼트에는 홈런타자가 있다. 어려웠던 시절부터 들어와 지난 10년간 동고동락하며 자리를 지켰다. 투자 포트폴리오 48개 중 IPO로 16곳, M&A로 6곳 회수가 각각 이뤄졌다. 숫자로 환산하면 45.8%에 달한다. 9회말 2아웃 마지막 승패가 달린 상황에서 믿고 기용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 바로 안재광 이사(사진)다.

안 이사의 투자철학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가를 키워내는 것'이다. 그는 "기업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불철주야 달리는 외로운 레이스를 하고있다"며 "심사역의 존재 이유는 기업가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고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회생활 18년차인 그가 몸담았던 직장은 단 2곳이다. 글로벌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글로벌 금융그룹인 SBI인베스트먼트 뿐이다. 한 번이라도 스쳤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안 이사의 철학이 커리어에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었던 삼성전자는 좋은 직장이었다. 운이 좋게도 휴대폰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해외 홍보도 거치면서 다양한 사람과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6년 이상 재직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간 체득해온 글로벌 경험을 살리려면 벤처투자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인연이 닿았던 곳이 SBI인베스트먼트다. 일본 SBI금융그룹이 막 인수를 마쳤던 찰나로 간판도 아직 한국기술투자(KTIC)로 달고 있을 때였다. 국내 최초(1987년)로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을 정도로 명가였던 한국기술투자였지만 분쟁을 겪으며 망가졌던 상황이었다.

안 이사는 "처음 SBI인베스트먼트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투자를 할 수 있던 펀드자체가 전무해 사실상 스타트업이나 다름없었다"며 "조직이 갖춰지고 마음 맞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팀워크가 단단해지고 턴어라운드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투자 심사역으로 변신하면서 스타트업의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봤다는 게 큰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턴어라운드와 함께 안 이사의 투자 업무도 본격화됐다. 10여년간 몸 담으면서 바이오헬스케어, 소재·부품·장비, ICT서비스,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쌓아갔다. 그간 직간접적으로 누적 투자 건수(팔로우온 제외)는 48개, 금액은 1700억원에 달한다. 산업별 비중으로 보면 바이오헬스케어가 56%, ICT서비스 19%, 소부장 10%, 콘텐츠 8% 등 순이다.

주요 성공 포트폴리오를 보면 와이팜(팹리스), 바디텍메드(진단), 제노포커스(산업용효소), 큐리언트(신약개발), 코아스템(줄기세표), 수젠텍(진단), 에이스토리(콘텐츠), 지엘팜텍(바이오), 위지윅스튜디오(콘텐츠) 등이 있다. 향후 회수 기업으로는 블랭크코퍼레이션(컨텐츠커머스), 야나두(교육), 디스이즈엔지니어링(드론), 마이쿤(스푼라디오), 피에이치파마(크로스보더 신약벤처), 큐베스트바이오(CRO), 엑소코바이오(엑소좀), 휴럼(건기식), 메쉬코리아(라스트마일딜리버리) 등이 기대를 모은다.

여러 산업을 오가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다. 비전공자인 만큼 딜을 검토하는 데 있어 여러 인연을 총동원한다. 동료 심사역 뿐 아니라 현직자, 가족까지 대상에 제한은 없다. 주위의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결과는 숫자로 나왔다. 투자 기업 48개 중 16곳이 IPO에 성공했다. 3개 중 1곳이 IPO에 성공한 셈이다. 안 이사는 기업의 성장 단계마다 적절한 컨설팅을 제공했고 결과적으로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 M&A, SPAC 합병 등 다양한 솔루션을 통해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설립 후 최단기간 내 상장(2년 7개월)에 성공한 위지윅스튜디오 투자 건은 안 이사의 인연 투자가 빛을 발한 대표 사례다. 설립 단계에서부터 컴퍼니빌더 역할을 했다. 벤처캐피탈 투자 단계 이전에는 직접 엔젤투자자를 찾았고,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 컨설팅을 끌어냈다.

위지윅스튜디오에 참여한 엔젤투자자 중 한 명이 삼성 휴대폰 애니콜 신화의 주역 조진호 의장이다. 안 이사가 삼성전자 재직 시절 신입사원과 부서장으로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이어졌다. 조 의장의 글로벌 기업 마케팅 경험은 초기 위지윅스튜디오의 성장에 금전적인 면보다도 더 큰 도움을 줬다.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도 마찬가지였다. 단순 인맥이 아닌 위지윅스튜디오에 최적화된 파트너를 찾았다. 대형사는 아니었지만 삼성증권 유장훈 이사가 과거 다른 증권사에서 동종 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 IPO를 주관했던 경험에 주목했다. 단순 VFX 제작사가 아닌 미디어기업으로의 공감대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절묘하게도 해당 투자 펀드인 'SBI-성장사다리 코넥스활성화펀드 2호'에 삼성증권이 유한 책임출자자(LP)로도 참여하고 있었다. 안 이사가 종합적으로 판을 그리면서 위지윅스튜디오는 설립 후 최단기간 내 기업공개에 성공했고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핵심운용인력 및 대표펀드매니저로 참여하고 있는 펀드는 7개(2080억원)다. 처음으로 대표펀드매니저와 핵심운용인력을 맡았던 'IBKC-SBI 바이오펀드 1호'와 'SBI-성장사다리 코넥스활성화펀드'는 올해와 내년 만기를 앞두고 있다. 경과는 긍정적이다. 다수 포트폴리오가 IPO에 성공했고 피에이치파마 등도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안 이사는 "운용 중인 7개의 펀드가 모두 좋은 실적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늘 초심을 잃지 않고 투자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믿고 자금을 맡겨 준 투자자(출자자)들에게 끝까지 펀드를 책임지는 모습을 확인시켜 줄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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