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펄어비스 CFO의 압도적인 비용 관리 역량마케팅비 7분기만에 최저치…매출 대비 비중 7.1% 업계 최저 수준
성상우 기자공개 2020-05-15 07:54:3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가 지난 1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당초 시장은 1분기부터 펄어비스의 실적 하락세가 시작될 것으로 점쳤다. 어닝 서프라이즈까진 아니지만 시장 예상을 모두 뒤엎은 호실적을 내면서 펄어비스는 탄탄한 사업 역량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조석우 펄어비스 재무기획실장의 비용통제 의지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 1분기 펄어비스의 마케팅비 비중을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수준으로 낮춰놨다.
펄어비스는 1분기 매출 1332억원, 영업이익 462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당초 증권가는 펄어비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작인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의 수명주기가 길어지면서 올해부터 본격 하락세가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러나 1분기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반등했다. 심지어 검은사막 모바일의 일본 출시가 있었던 지난해 2분기를 제외하면 6분기만에 최대치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5% 증가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153.8% 늘었다. 전 분기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매출액 증가율의 2배 수준인 28.3% 증가율을 보였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2분기 이후 최대치인 35%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세와 함께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비용 추이다. 1분기 영업비용은 1144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 대비 24% 줄어들면서 전 분기에 이어 800억원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비용은 806억원 규모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회계 방식 변경에 따른 착시효과였다. 콘솔부문 매출 인식을 총액 기준에서 순액 기준으로 바꾸면서 발생한 지급수수료 감소분이 4분기에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이례적으로 적은 지급수수료액이 해당분기에 계상됐다. 즉 실제 비용 집행 규모를 축소하면서 전체 영업비용을 800억원대로 낮춘 것은 지난 1분기가 처음인 셈이다.
마케팅비(광고선전비)만 놓고보면 감소세는 더 두드러진다. 1분기에 집행한 마케팅비는 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8%, 전분기 대비 43.7% 줄였다. 7분기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검은사막 모바일 론칭 이후 줄곧 100억원대를 유지하던 마케팅비 규모가 1년반만에 처음 1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매출 대비 마케팅비 비중을 봐도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모바일의 글로벌 진출 이후 줄곧 10% 초중반대의 마케팅비 비중을 유지해왔다. 각국 시장에서 고정적으로 이행해야하는 마케팅 및 프로모션이 있기에 이 규모를 10% 이하로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지난 1분기 펄어비스는 이 비중을 7.1%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다른 게임사들의 마케팅비 비중은 10% 후반대다. 1분기 기준 넷마블의 마케팅비 비중은 17.8%, 컴투스는 8.3% 수준이다.
조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마케팅 효율성 증대를 통한 합리적 비용 집행 덕분"이라면서도 "마케팅 예산이 줄었다고 마케팅 활동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조 CFO의 말처럼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 비용 집행 기조는 전 사업부문에 깊게 뿌리를 내린 모습이다. 김경만 CBO(최고사업책임자) 역시 컨콜에서 "5월 스팀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신작 '섀도우아레나'는 대규모 마케팅보단 게임을 보단 각종 지표에 따라 타겟팅된 나라에 적절한 비용을 쓰면서 유저를 많이 모집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저 유입세가 높은 곳에 비용을 집중하는 식의 차별적 집행을 통해 마케팅이 매출로 이어지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펄어비스의 마케팅비는 크게 줄었지만 매출은 늘었다. 아울러,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마케팅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 외에는 이 현상을 설명할 다른 요인이 없다.
조 CFO는 이같은 보수적인 비용 집행 기조를 앞으로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당사는 앞으로도 마케팅 예산안에서 지역별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며 "신작이 출시될 경우 일시적으로 마케팅비가 증가할 수는 있으나, 효과적인 마케팅을 수행하겠다는 기조는 유지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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