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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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21차 승전보 울린 포스코건설, 승리 열쇠는 자체 보유금으로 공사, 조합원 이자부담 '無'…강남권 도약 발판되나

고진영 기자공개 2020-06-01 08:05:5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09: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건설이 GS건설 심장부를 가로질러 강남권 진출의 교두보를 세웠다. '자이(Xi)' 브랜드로 둘러싸인 신반포21차 수주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문 좁기로 악명높은 강남권 재건축 수주를 늘려가겠다는 포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자체 보유금으로 공사를 진행해 조합원들의 이자 부담을 없애겠다는 제안이 승리의 키였다는 평가다. 포스코건설이 업계 최초로 제시한 조건인데 향후 이런 형태의 수주전략이 확대될 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28일 오후 6시경,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 21차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건축조합 총회가 열렸다. 결과는 이날 9시가 거의 다 돼서야 나왔다. 축포를 올린 것은 포스코건설이다. 조합원 108명 가운데 107명이 참석했으며 포스코건설이 64명, GS건설이 43명의 표를 받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난 수개월간 조합원분들께 우리의 제안을 진심을 담아 정직하게 설명드렸고 주변 아파트와 비슷하지 않은 유니크한 아파트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믿어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신반포21차를 최고의 명품 주거단지로 만들어 조합원분들의 재산적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삶의 품격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반포21차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59-10번지 일대에 자리잡고 있다. 2개동 108가구 규모이며 재건축을 거치면 지하 4층~지상 20층 2개동에 총 275가구로 탈바꿈한다. 사업비가 1000억원 수준인 중소형 사업이지만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이번 수주에 각기 다른 이유로 사활을 걸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신반포21차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높은 문턱을 넘기 위해 꼭 필요한 발판이다. 지난해 신반포 18차 337동 재건축 공사를 수주하긴 했지만 워낙 규모가 작다보니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었다. 이번 입찰 결과가 추후 회사 정비사업의 명운을 가르리라는 관측도 지나치지 않았던 셈이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의 출사표에 대해서는 무리한 도전이라는 시선이 우세했다. 주택시장 후발주자로 브랜드 인지도가 밀리는 데다 상대가 강남 터줏대감인 GS건설이기 때문이다. 실제 신반포21차는 자이 브랜드 아파트단지들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어낸 데는 포스코건설이 내민 초유의 강수가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포스코건설은 후분양 방식의 공사비 부담을 전액 보유현금으로 진행하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했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외상 공사’다. 통상 후분양은 시공사가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이에 따른 부담은 조합원 몫이다. 골조공사의 3분의 2가 진행돼 일반분양이 가능해질 때까지 조합원들이 적지않은 이자를 내야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처럼 보유현금으로 공사비를 지불하면 대출이자 자체가 없어진다. 조합원 입장에서 떨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재무구조가 좋아도 쉽게 내놓을 수 없는 카드인데 포스코건설이 전사적 차원에서 이번 수주에 힘을 실었으니 가능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비슷한 제안들이 등장할 경우 재건축 수주전에서 건설사들의 재무여건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GS건설과 비교해 재무안정성이 앞서는 편이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으로 포스코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660억원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20%대, 차입금의존도는 9.7%이며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726억원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의 부채비율은 185%대, 차입금의존도는 22%로 이보다 뒤쳐진다. 순차입금 역시 9397억원으로 포스코건설보다 훨씬 많다.

다만 마진을 기대하지 않고 총력을 쏟은 만큼 포스코건설이 신반포21차 공사로 수익성을 기대하긴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강남권 입지를 확보해 수주를 이어갈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실제 이번 승전 소식으로 회사 내부는 분위기가 매우 고양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GS건설 입장에서는 핵심적인 요지를 잃었다. 이 일대는 랜드마크 단지인 반포자이가 신반포21차에 바로 인접해 있고 신반포4지구 역시 GS건설이 수주했다. 신반포21차만 확보하면 신반포4차-신반포21차-반포자이로 이어지는 대규모 단일 브랜드 단지를 갖출 수 있었던 셈이다. 총 7400여가구, 강남 일대 최대 규모의 단일 브랜드 아파트단지를 구축할 기회였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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