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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대웅제약에 판정승…국내 소송 영향은 대웅제약 '나보타' 미국 진출 10년 금지 예비판결…국내 소송이 더 클수도

강인효 기자공개 2020-07-07 11:03:4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7일 10: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간) 예비 판결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ITC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인 '나보타(미국명 주보)'에 대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라며 수입 금지 10년의 예비 판결을 내렸다.

ITC는 이의신청을 받은 뒤 오는 11월 최종 판결을 내린다. ITC의 최종 판결에서 예비 판결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가 지난 4년간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대웅제약과 벌여온 싸움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대웅제약은 ITC로부터 공식적인 결정문을 받는 대로 이를 검토한 후 이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메디톡스는 ITC 예비 판결을 토대로 국내 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국내 소송 여파다. 업계에선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ITC "대웅제약, 메디톡스 영업비밀 도용…나보타 10년간 수입 금지"

ITC는 이날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제조 기술 도용' 예비 판결에서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불공정경쟁의 결과물"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배척하기 위해 10년간 수입을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ITC 예비 판결의 핵심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 공정은 보호돼야 하는 영업비밀이며, 대웅제약이 이를 도용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점이다. ITC는 메디톡스와 미국 엘러간은 각각 영업비밀에 대해 보호되는 상업적 이익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메디톡스는 작년 1월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현 애브비)과 함께 ITC에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 공정 일부를 도용했다며 불공정행위를 조사해달라고 제소했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도 함께 제소됐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 기술을 도용했음이 이번 판결로 명백히 밝혀졌다"며 "이번 판결은 대웅제약이 수년간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균주와 제조 과정의 출처를 거짓으로 알려 왔음이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측은 ITC의 예비 판결은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한 정책적 판단으로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메디톡스의 파트너사이자 글로벌 1위 보톡스기업인 엘러간이 다른 나라의 제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ITC에 대웅제약을 제소했고, 이를 ITC가 수용했다는 지적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TC의 예비 판결은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지지 않는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며 "특히 메디톡스의 제조 기술 도용, 관할권 및 영업비밀 인정은 명백한 오판임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을 적극 소명해 최종 판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대웅제약, 나보타 수출 타격…손해배상이 더 문제

ITC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웅제약은 나보타 미국 수출길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2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가운데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에 대한 품목 허가를 승인받은 바 있다. 같은해 5월부터는 '주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출시돼 판매 중이다.

미국향 수출을 통한 나보타 매출은 2019년 2분기부터 반영됐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는 2019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주보를 통해 4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서의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대웅제약의 나보타 수출 금액은 올해 1분기 13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0% 급증한 수치다. 1분기 나보타 전체 매출액은 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억원)보다 174% 증가했다. 나보타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시장 진출을 기점으로 향후 5년 내 약 2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삼았다. ITC의 최종 판결로 대웅제약의 나보타에 10년간 수입 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미국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더 나아가 대웅제약 기업의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웅제약 측은 "ITC의 예비 판결은 ITC의 판단이 아니라 ITC에 소속돼 사건을 살펴보는 행정판사 개인의 판단으로,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지지 않는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며 "ITC는 예비 판결의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파기, 수정, 인용 등의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되고, 다시 대통령의 승인 또는 거부권 행사를 통해 최종 확정되는 만큼 예비 판결문을 받는 대로 이를 검토한 후 이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메디톡스가 ITC 예비 판결을 토대로 대웅제약에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TC 예비 판결 결과는 국내 민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TC가 이번에 사실상 메디톡스 손을 들어주면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 공정을 도용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온 메디톡스는 2017년 6월 미국에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법원이 "한국에서 소송을 진행하라"고 판단하면서 메디톡스는 같은해 10월 국내 민사 소송에 돌입했다. 국내 재판부는 지난 4월 ITC에 제출한 보툴리눔 톡신 균주 염기서열 전체 자료를 제출하라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모두에 요청한 바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관련 자료가 제출되면 한국 법원은 물론 검찰에서도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는 ITC의 판결과 동일한 결론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 ITC에 제출된 여러 증거 자료와 전문가 보고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더욱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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