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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SK이노베이션 중간배당 '2년만에 중단'...주주친화정책 제동 걸리나이명영 부사장,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상반기 5000억 자사주 취득 '무리수' 지적

박상희 기자공개 2020-08-07 10:12:57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5: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야심차게 시작했던 중간 배당 정책이 2년만에 끝났다. 1분기 조 단위 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4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중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신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7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에서 '캐시 카우' 역할을 해오던 자회사 SK에너지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배당 수취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수장인 이명영 부사장(사진)은 2년 만에 중간 배당 계획을 접는 결단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은 창사 이후 2017년 처음으로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당시는 SK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계열사들의 주주친화 정책을 장려할 때였다. 계열사 배당성향을 30%로 높이겠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주주친화 정책 선봉장에 섰다. 수년간 배당성향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고배당정책을 유지했다. 에쓰오일(S-Oil) 등과 함께 유화업계에서 고배당주로 이름을 올린 SK이노베이션이 처음으로 중간 배당도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과거 중간배당 현황(출처: 회사 IR)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7456억원, 2018년 7083억원, 2019년 2646억원을 배당에 썼다. 2017년과 2018년 (연결)배당성향은 34.9%, 41.7%를 각각 기록했다. 2019년 결산배당금 지출 규모는 이전 대비 축소됐지만 배당성향은 402.4%로 치솟았다. 당기순이익의 4배가 넘는 자금을 배당에 썼다는 의미다. 실적 부진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배당성향이 급상승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따진다.

SK이노베이션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 수 있었던 건 SK에너지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가장 중요한건 SK에너지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다. 지난해 2조1049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 가운데 배당금 수취가 2조2499억원에 달했다. 2018년 역시 배당금으로 수취한 금액이 1조8885억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1조8987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이 수취한 배당금 가운데 상당부분은 SK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019년 결산배당금 3000억원, 2018년 5200억원, 2017년 1조4000억원을 SK이노베이션에 지급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급한 배당금과 SK에너지로부터 수취한 배당금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 2017년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로부터 1조40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지만, 배당금으로 지급한건 절반 수준인 7456억원이었다. 2018년에는 수취한 배당금(5200억원)보다 더 많은 7083억원을 배당에 썼다. 지난해는 3000억원의 결산배당금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2646억원을 배당금 지급에 썼다.

SK에너지의 올해 배당금 지급은 불투명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 석유(정유)사업부문은 1분기 1조63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도 432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석유사업 핵심 계열사는 SK에너지다. 영업손실 폭은 감소했지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여전히 조 단위 적자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의 현금 화수분 역할을 하던 SK에너지의 적자가 중간 배당 발목을 잡은 셈이다.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출처: 회사 IR)

더욱이 SK이노베이션의 현금성자산도 감소 추세다. 1분기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연결 기준)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3조7253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1조5826억원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5조3079억원이다. 개별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원에 못 미친다. 2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 규모는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11조1310억원 규모였던 차입금은 6월 말 기준 15조17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6조5589억원에서 8조7739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17%에서 148%로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1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상반기 추진했던 자기주식 취득이 자충수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중간 배당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당시 자기주식 취득에 썼던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나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월부터 4월까지 4953억원을 투입해 자기주식을 취득했다.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취득 안건을 의결한 날은 1월 마지막 날로, 당시는 코로나19가 글로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던 때였다.

SK이노베이션의 배당 및 자기주식 취득 등 주주친화정책을 총괄하는 이는 이명영 부사장이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던 이 부사장은 2018년 말 SK이노베이션으로 적을 옮겼다.

이 부사장은 주주친화정책에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400%를 웃돌았다. 올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실시한 자기주식 취득도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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