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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석 체제 1년]1년 만에 거둔 好성적…이마트 재건 이끌까①취임 후 조용한 혁신, 달라진 내부 분위기…급한 불 끄는 소방수 '임무 완료'

전효점 기자공개 2020-10-26 07:56:09

[편집자주]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적자 쇼크 직후 조기 인사를 통해 강희석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1년이 지난 후 이마트는 할인점과 전문점, 트레이더스와 SSG닷컴 등 4대 부문에서 동시 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은 강 대표에게 SSG닷컴 대표까지 겸직시키며 또 한번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벨은 첫 해 성적표를 받아들인 강희석 체제의 공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15: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갈공명이 책사에 머물지 않고 통치자가 됐다면 어땠을까. 지난해 10월 이마트 수장으로 영입된 강희석 대표는 책사도 성공적인 통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강 대표 취임 당시 이마트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었다. 유통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할인점, 전문점, 쓱닷컴 사업이 동시에 적자를 기록하는 참변을 겪었다. 작년 2분기를 기점으로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처음 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왼쪽부터 정용진 부회장, 강희석 대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했다. 정기 인사를 두 달 앞당겼다. 6년 간 이마트를 이끌어온 이갑수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마트 밖에서 이마트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을 물색했다. 12년간 이마트 컨설팅을 담당해온 강희석 당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적임자로 낙점하고 삼고초려했다.

기대와 우려를 모은채 출범한 강희석 체제는 지난 1년간 조용히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만에 이마트의 명운을 돌려놨다.

작년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래 줄곧 하락일로인 실적은 올해 들어 하나 둘씩 성장세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3분기에는 고질적인 역성장을 거듭하던 할인점 본업 성장률마저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정기 인사를 통해 더 큰 임무를 주문했다. 강 대표에게 이마트뿐만 아니라 에스에스지닷컴 대표까지 겸임토록 했다. 이마트를 살리라는 임무를 띄고 온 구원투수는 이제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까지 마련하라는 한층 무거운 과제를 안았다.

◇이마트와 12년 인연 맺은 '대부'

강 대표와 이마트의 인연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법대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해 당시 농림수산부에 근무했던 평범한 공무원은 2004년 미국 유학을 기점으로 제2의 경력을 시작한다. 1년 만에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MBA) 코스를 마친 후 이듬해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에 입사해 소비재·유통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이마트와의 인연은 2009년 경영 자문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당시는 유통업계의 격변기가 막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이마트도 양적인 성장 전략에서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마트는 2006년까지만 해도 한 해 동안 무려 20여개의 신규 점포를 열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출점 속도는 2010년을 전후로 정부 규제와 시장 환경 변화에 직면하면서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이 시기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2010년 트레이더스라는 창고형 할인점 1호점을 출점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도입했다. 2012년부터는 온라인 사업에 본격적인 마중물을 붓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이러한 시기에 이마트에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정용진 부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점포에 기반한 유통기업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누구보다 고민이 깊은 컨설턴트였다. 이마트가 택한 혁신의 방향은 강 대표가 이 무렵 줄곧 가져오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었다.

2014년 더벨 포럼에 주제발표자로 나섰던 강 대표는 "2010년 이후 유통은 디지털, 모바일로의 시프트에 대한 대응이 절실하다"면서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은 모바일 판매채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며, 모바일을 어떻게 사업 모델로 끌어들일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마트는 2012년 하림 계열 NS쇼핑이 보유한 경기도 용인 보정 소재 물류센터 인수를 결정했다. 또 별도로 운영되던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을 통합한 SSG닷컴(www.ssg.com) 출시 준비 작업에도 돌입했다. 2013년 하반기부터는 온라인 사업을 상징하는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001과 온라인 플랫폼 쓱닷컴을 차례로 세상에 선보인다.

쓱닷컴은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1월 통합 론칭 이후 만 2년 만에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매출은 400% 이상 증가했다. 롯데쇼핑이나 홈플러스 등 다른 경쟁사에 비해 빠르게 모바일 플랫폼에 안착했다.


◇소방수 '임무 완료', 성장동력 발굴 새 미션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정기 인사를 두 달이나 앞당기면서까지 외부 인사에게 최고 경영자의 왕좌를 내어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그 배경에는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강 대표는 만 1년 간 경영권을 쥐는 동안 유동화를 통한 자금 확보와 부실 사업 정리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부진 점포 13개를 세일즈앤리즈백 방식으로 유동화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 마곡 부지를 매각하면서 취임 반 년 만에 약 2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차입금을 갚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구조를 수선하는 데 마중물로 쓸 돈이 필요했다.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강 대표는 점포 자산을 리뉴얼하고, 신규 점포를 출점하고, 온라인 시대의 거점이 될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데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강 대표가 부임 만 1년을 채운 이달에도 정기 인사를 발표하면서 그에게 에스에스지닷컴 수장까지 겸직토록 했다. 구조조정 임무를 넘어 이마트의 미래 사업까지 육성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신임장을 줬다. 취임 2년 차를 맞는 내년부터 강 대표는 이마트를 변화한 시장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옴니채널 사업모델까지 장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부여 받았다.

강 대표가 이끄는 이마트는 아직 국내 시장에서 어떤 유통 대기업도 걸어보지 않은 길에 첫 발을 내딛고 있다. 그 동안 공적 영역과 민간 영역에서 쌓아온 풍부한 이력이 오롯이 그를 위해 마련된 무대에서 빛을 발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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