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분수령, 신용평가사 등급강등 칼 빼드나 코로나19 여파 반영 본격화...호텔, 유통, 자동차부품, 정유 '우울'
최석철 기자공개 2020-10-26 14:11:5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2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평가사들이 3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맞춰 기업의 신용등급을 본격적으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부정적’ 아웃룩을 단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여전히 불분명한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 업종과 기업의 경우 다시 한번 등급조정을 유예하고 긴 호흡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CP 정기평정 시즌 돌입...50여개사, '부정적' 아웃룩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평가 3사는 CP 정기평정에 맞춰 3분기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요주의 업종의 등급조정을 진행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등급조정 시그널이 나타났어도 아웃룩만 변경한 사례가 많았던 만큼 상당 수 기업의 신용등급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코로나19가 업종별, 기업별로 끼치는 영향력의 방향성과 정도가 불확실했던 만큼 기업 신용등급 조정을 유예한 케이스가 많았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은 3분기 실적을 토대로 수익 지표와 재무 지표, 영업환경 변화 등을 살펴 신용등급에 본격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각 기업별 대응과 실적에 끼치는 영향 등이 어느 정도 구체화됐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등급 하락 우위 기조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나이스신용평가는 55개 기업에 ‘부정적’ 아웃룩을, 12개 기업에 ‘긍정적’ 아웃룩을 제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부정적’ 57곳, ‘긍정적’ 19곳이며 한국신용평가는 ‘부정적’ 51곳, ‘긍정적’ 13곳을 부여했다.
코로나19가 최소 내년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외부 환경에 대한 대응능력과 재무완충력의 수준이 기업별 신용도의 방향성을 가를 전망이다.
◇'코로나19 직격타' 업종 등급 하방 압력...등급상향 '신중'
앞서 10월 초 일부 기업의 신용등급 조정이 이뤄지면서 하반기 평정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파라다이스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아울러 나이스신용평가는 화신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등급전망을 조정하고 포스코건설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카지노 운영사인 파라다이스처럼 코로나19로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은 호텔, 유통, 영화 등 업종은 이번 정기평정 때 신용등급이 대거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 이커머스와 OTT 서비스 등으로 경쟁강도가 높아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했지만 여전히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방산업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자동차 부품사들의 신용등급 역시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다. 완성체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재무완충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견딜 수 있지만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는 자동차 부품사들은 자금부담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항공, 정유, 철강 등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거센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메모리반도체, 건설, 조선, 통신서비스, 음식료 등은 코로나19에 중립적이거나 반사이익을 얻은 업종으로 꼽힌다. 다만 등급상향은 업종의 영향보다는 각 기업별 실적과 경쟁력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3분기에 예상보다 선방했거나 부진한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전망돼 다시 한번 등급조정을 유예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호흡이 긴 업종의 경우 코로나19 여파가 완벽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장 눈앞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개선 흐름이 이어질지, 코로나19를 견딜 충분한 체력이 뒷받침이 되는지, 코로나19 이후 변화할 영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한다는 태도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수익 지표와 재무 지표 등 수치가 주요 평정요인임은 분명하지만 새로운 환경을 마주한 상황에서 업종 전망 등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전통적 산업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하향되는 흐름 속에서 등급조정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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