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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 위험한 대출 줄이기…법인·소호 점수 '확 낮췄다'코로나19 장기화 대응, 사실상 대출 총량제…리스크 관리 철저

고설봉 기자공개 2021-02-18 07:32:3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16: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의 2021년 상반기 핵심성과지표(KPI)를 살펴보면 법인·소호대출을 전략적으로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KPI 배점을 확대하며 해당 영업활동을 독려했지만 올해는 법인·소호대출에 대한 평가 지표를 통폐합하고 배점도 하향조정했다.

반면 기존 대출자산에 대한 연체율 관리 등 리스크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모양새다. 건전성 관리와 관련된 KPI 평가 지표를 세분화 하고 배점도 늘렸다. 특히 연체율 관리에 소홀할 경우 아예 점수를 받을 수 없도록 KPI를 개편했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KPI 개편 과정에서 지난해까지 별도로 진행했던 '법인대출'과 '소호대출'에 대한 평가 지표를 '기업대출'로 통폐합했다. 이 과정에서 배점도 일부 변경했다.

이러한 추이는 지난해 하반기를 거치며 확연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부실자산 증가를 통제하기 위한 본점 차원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KPI에서 법인대출에 50점, 소호대출에 40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법인대출과 소호대출에 대한 배점을 각각 35점으로 낮췄다. 올 상반기에는 이 두 평가 지표를 통폐합해 ‘기업대출’이란 항목을 만들고 여기에 80점을 부여했다.

국민은행은 각 영업점에 대한 ‘KPI 영업 추진 방향 설명’에서 기업대출 평가 지표에 대해 “현장의 점주 여건을 기반해 자율적으로 영업을 추진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영업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처럼 각 점포별로 대출 상품별 목표액을 설정하고 고르게 대출자산을 늘리는 영업방식은 피할 전망이다. 우량한 차주들을 선별해 대출 총액 목표만 채우면 KPI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종류와 상관없이 지점별 대출총액 목표를 설정해 영업활동을 펼치는 이른바 '대출 총량제'가 도입된 것이란 평가다.

국민은행 일선 지점장은 “과거 대출 관련 KPI 지표는 세분화 돼 있었고, 각 대출 상품별로 성과를 내야 점포에 대한 평가가 높았기 때문에 중소법인과 소호, 개인 대출 등에서 골고루 성과를 내야 했다”며 “하지만 올해부턴 관련 지표가 통폐합 되면서 리스크가 있는 쪽에선 대출을 줄이고 안정성이 확인된 곳에서 신규대출을 해야 전체적으로 KPI를 높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KPI 개편안에서 기업대출 범주에 포함된 것은 주로 중소기업대출과 소호대출이다. 이 대출상품의 주 고객은 중소 규모 법인들과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심각하게 받고 있는 계층으로 분류된다. 이들에 대한 대출 위험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규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지표를 통폐합하고 배점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중소기업·소호 대출 축소 움직임은 지난해와는 상반된 양상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를 시작하며 의욕적으로 기업대출과 소호대출 증가를 위해 KPI 배점을 높이고 각 PG 및 영업점별 목표 대출액을 확대해 영업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KPI 전략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대출자산의 무분별한 증가세를 억누르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국민은행의 법인대출과 소호대출에 대한 정책적인 축소 움직임은 금융감독원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금감원이 지난해 2월 7일∼12월 31일까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실적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 지원액이 가장 적었던 곳은 국민은행이다. 법인·소호 신규 실적은 물론 원금·이자 유예 실적도 주요 5개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은행들의 금융지원 총액은 135조9937억원(114만4781건)이었다. 지원 부문별로 만기 연장·원금 상환 유예 총 84조8348억원(29만5743건), 신규 대출 51조1009억원(84만4115건), 원금·이자 납입 유예 580억원(4923건)을 각각 기록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의 지원실적은 12조387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지원을 한 신한은행 35조2572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반면 기존 여신에 대한 리스크 관리 평가 지표는 더욱 강화했다. 재무성과 가운데 건전성관리 평가 항목에 대한 배점을 높였다. 하위 평가 지표인 ‘연체대출금 관리’에 대한 배점을 지난해 하반기 100점에서 올 상반기 110점으로 높였다.

더불어 ‘잠재부실자산감축’ 평가 지표에 대한 배점도 높였다. 기존 '감점 15점~가점 15점'에서 올해는 '감점 20점~가점 20점'으로 구간을 높였다. 또 ‘만기전 사전관리’란 평가 지표를 유지해 이 부분이 미흡할 경우 2점을 감점하기로 했다.

득점구간(최저 및 최고 가중치)도 기존 30~100%에서 0~100%로 바꿨다. 과거 ‘연체대출금관리’를 못해도 기본 30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이 부분에서 부진할 경우 0점으로 처리된다. 연체율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지점은 KPI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KPI 개편안을 설명하며 “배점확대 및 득점구간 하향 조정을 통한 부실자산 관리 강화에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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