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IPO]현대차 투자 '그랩'도 상장 추진, 보스턴다이내믹스 미래는정의선 회장 사재 투입 '지분 20%' 확보 예정, 거래종결·사업성과 '아직'
김경태 기자공개 2021-04-19 10:22:4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요 주주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지난해 인수 과정에서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밝힌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에도 관심이 모인다. 정 회장의 자금 확보 창구가 하나더 늘어난 셈이기 때문이다.현대엔지니어링 뿐 아니라 현대차가 해외에서 투자한 동남아 모빌리티기업 그랩(Grab)의 상장 추진 소식도 알려진 상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계약 내용 등을 고려할 때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아직 거래가 완료되지 않았고 사업적인 성과가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작년 12월11일 세계 최고 로봇 기술력을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총 8억8000만 달러(한화 약 9800억원)다. 지분율 80%를 확보한다. 인수 과정은 기존 주주인 소프트뱅크그룹 캐피탈(SoftBank Group Capital Limited) 및 개인 2인(Linda Chafets, Michael Perry)으로부터 구주를 인수한 뒤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소식이 알려진 뒤 보스턴다이내믹스 M&A가 주목받는 건 주주 구성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12월 발표 당시 계열사 중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를 투입해 지분율을 각각 30%, 20%, 10% 확보한다고 공개했다.
또 정 회장도 사재 약 24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지분 20%를 취득해 직접 주주로 올라선다고 설명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비상장사다. 향후 현대엔지니어링처럼 IPO에 나서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 정 회장이 대규모 재원을 마련하는게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 외 그랩의 상장 추진도 알려졌다. 그랩은 2012년 설립된 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동남아의 우버'라 불릴 정도로 성장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약 3년전 그랩에 2억7500만달러(현대차 2억달러, 기아차 7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작년말 장부가는 각각 2261억원, 851억원이다.
그랩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합병 회사의 기업가치는는 396억달러(약 44조5000억원)로 평가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투자금액의 최소 2배 이상인 7500억원에 달할거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시 상장을 염두에 두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소프트뱅크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계약에는 자금회수와 관련 IPO 내용이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캐피탈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모두 IPO와 관련됐다.
먼저 거래종결일부터 4년 내에 상장이 결정되거나, 상장하지 않는 경우에 각각 20일, 30일 내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또 거래종결일부터 5년 내 상장하지 않는 경우도 30일 내에 풋옵션을 쓸 수 있다.
다만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상장해 정 회장이 대규모 차익을 얻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선 현대차그룹 내외부에 따르면 거래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12월에 M&A가 올 상반기내 종결될거라 밝힌 바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직 소프트뱅크그룹이 주주라 소개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이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를 한다고만 설명돼 있다.
거래 종결이 이달 1일을 넘기면서 세부적인 내용이 변할 여지도 있다. 작년 12월에 합의된 내용에 따르면 거래 완료가 올 4월1일 이후에 이뤄지거나 소프트뱅크가 추가 출자를 하는 경우 현대차그룹측이 취득할 주식 수가 변할 수 있다. 다만 지분율은 동일하게 유지한다.
아울러 국내 최상위권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 동남아시장을 장악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그랩과 달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성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있다. 세계 최고의 로봇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을 새 주인으로 구했다. 풋옵션에 관한 시점이 향후 4~5년 뒤로 설정됐다는 점도 현대차그룹과 소프트뱅크 모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을 중장기적으로 접근한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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