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코퍼레이션은 지금]생존 위해 집착했던 R&D 투자, 10년간 더딘 회복세②2013년 100억 육박, 이후 실적악화로 감소…작년 매출 대비 6.3% 수준
이상원 기자공개 2024-05-08 10:07:40
[편집자주]
이글루코퍼레이션이 설립된 지 어느덧 25년이 흘렀다. 국내 정보보안이라는 개념 자체가 약하던 시절 통합보안관제를 도입해 성공 가도를 달리며 국내 대표 보안기업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도약을 준비 중이다. 회사를 이끈 이득춘 대표의 시선은 보안관제를 넘어 이제 디지털로 향해 있다. 3년 전 M&A를 단행하며 빠르게 사업 다각화를 벌이는 중이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의 성장 스토리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설립 초기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투자로 신규 솔루션 개발과 함께 경쟁력을 꾸준하 강화하며 국내 보안관제 업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창업자 이득춘 대표는 고객의 정보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다는 신뢰가 보안에서는 기본이자 생명이라는 사실을 늘 명심했다.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는 R&D 투자 만큼은 아끼지 않았다. 기술력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회사가 생존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을 기점으로 꺾인 R&D 투자의 회복세는 좀처럼 더디기만 하다. 이 과정에서 관련 조직 또한 잦은 변화를 겪고 있다.
◇국내 평정한 기술력,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회사 설립 당시 기술력에 대한 이 대표의 신념은 꾸준한 R&D 투자에 잘 나타나 있다. 그동안 수 차례 R&D 투자에 대한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고 공언한 그다. 작년 말 기준 1000명이 넘는 직원 가운데 약 90%가 R&D 또는 기술 관련 인력들로 채워져 있다. 기술 인력들은 각 지사에서 보안관제 솔루션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지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제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현재 대표 제품 '스파이더(SPiDER) TM'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자동화(SOAR), 운영기술(OT)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핵심 보안 영역의 유기적인 통합을 통해 제로 트러스트를 구현하는 확장형 탐지 조사 대응 인사이츠(XDIR Insights)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를 평정한 이글루코퍼레이션은 2010년대 들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들의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으며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2년 르완다 정보보호 구축 프로젝트를 따내고 2014년에는 에티오피아 국가 사이버안전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어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통합보안체계 시범 사업을 맡았다.
국내 보안기업들이 최근 중동을 발판으로 아프리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일찌감치 이 시장에 진출한 셈이다. 이외에도 SKK, 후지쯔 SSL 등 일본 기업에도 보안관제 솔루션 및 서비스를 수출하며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미얀마 등에도 제품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거둬왔다.
◇매출 대비 R&D 주, 연구소에서 본부 중심 제체로 전환
그동안 이글루코퍼레이션의 성과는 꾸준한 R&D 투자의 결실이다. 2010년대 중반까지 투자를 빠르게 늘려나가며 2008년 27억원에서 2013년 94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매출액 대비 비율도 두 자릿수를 지켰다. 2010년 코스닥 상장 전후로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R&D 투자 증가세는 2015년 변화를 맞이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R&D 인력 기준에 기술 지원 등 인력까지 포함됐지만 2015년부터는 내부적으로 순수 연구개발 인력으로만 R&D 인력을 재정의했다.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인력 증가 속도는 느리지만 여전히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로 인해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은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6.3% 수준에 그쳤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최적의 R&D 조직을 갖추기 위해 그동안 많은 변화를 줬다. 당초 이글루코퍼레이션은 R&D 부문 아래 별도의 연구소를 통해 개발을 진행해 왔다. 그러다 2013년 선행 보안 위협과 차세대 보안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선행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로써 인터넷보안연구소, 융합보안연구소 등과 3개 연구소 체제가 완성됐다.
당시 선행기술연구소는 업계에서 상당히 획기적인 시도였다. 빠르게 고도화되는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이 적용된 보안 솔루션 개발에 나선 것이었다. 관제 서비스 측면에서도 사후 대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존 보안관제 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듬해 이글루코퍼레이션은 또 한 번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3개에 달하던 연구소는 인터넷보안연구소만 남기고 연구개발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조직을 간소화해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 후로 2018년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했다가 2020년부터는 빅데이터보안연구소로 개편됐다.
이글루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R&D를 진행해 왔지만 조직개편을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줬다"며 "본부 중심 체제로 전환하면서 연구개발본부 산하 세부적인 팀 단위로 R&D를 진행한다. 현재 약 80여 명의 연구 인력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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