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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랩 대표, 지분 매각 후에도 CJ와 공동 경영 매각가는 시가보다 '저렴'…10% 처분해 156억 회수

심아란 기자공개 2021-07-23 08:09:3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16: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으로 바이오텍 지분을 매각하면서 창업자가 자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천종식 대표가 2009년 설립한 천랩이 주인공으로 연내 CJ제일제당을 최대주주로 맞이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엑시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3년 전 HK이노엔(당시 CJ헬스케어)을 매각하며 제약업에서 손을 뗐던 CJ제일제당이 신약 개발을 감내해 성공적인 M&A 모델을 구축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21일 천랩은 구주 16%를 CJ제일제당에 250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구주는 천 대표가 보유 중인 10%와 중국 분자진단 기업 라이프리버(Shanghai ZJ Bio-Tech)의 6%로 구성됐다. 이들은 구주 매각을 통해 각각 156억원, 94억원씩 받게 된다. 라이프리버는 2016년 1월 천랩 지분 5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그동안 1주도 팔지 않았는데 이번 거래로 투자 단가 대비 3배 가량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천랩의 구주 매각가는 주당 4만원으로 책정돼 눈길을 끈다. 2년 전 기업공개(IPO) 공모가와 동일한 가격이며 공시 당일 종가(4만9400원)보다 낮다. 최근 한 달 천랩의 코스닥 거래가(평균 약 3만7500원)와 비교하면 6% 정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년간 바이오 기업의 경영권 매각 사례와 비교해보면 천랩 매각가는 다소 낮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다이노나는 화일약품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구주를 시가보다 38% 비싸게 사들였다. 아미코젠이 비피도 인수를 위해 구주를 유통가 대비 34% 정도 웃돈을 준 것과도 대비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피인수 기업의 밸류를 어떻게 평가했는지가 중요한데 가격 자체엔 아쉬운 측면이 있다"라며 "다만 바이오 기업 M&A 자체가 상징적인 거래인 만큼 향후에도 이 같은 딜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인수가격 여부를 떠나 대기업이 바이오벤처를 인수해 헬스케어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점 자체가 긍정적 신호로 예상된다"라며 "대기업의 자본과 사업 운영 역량이 바이오벤처의 기술력과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천랩은 구주 매각과 동시에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73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모든 거래가 종료될 10월 말에는 CJ제일제당이 천랩 최대주주로 올라서 44%의 지분을 보유한다. 거래 이후 천 대표 주식 보유 비율은 6.7%, 라이프리버는 2.7%로 조정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지분 인수로 천랩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뿐 양사는 '각각의 조직'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 대표는 CJ제일제당과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며 경영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2024년 3월까지 사내이사 임기도 남아 있다.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 발효 등 미생물 관련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다.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발굴 역량을 접목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양사는 건강기능식품 등에서 확실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신약 개발까지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CJ헬스케어를 매각했던 이유 중 하나가 하이리스크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CJ 경영진이 장기적 관점에서 신약 개발 의지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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