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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시스템 점검]대기업 사외이사 셀프추천 '만연'…정당성 결여 '지적'13개 그룹·22개사 사추위원회 본인 연임안 통과, 한화시스템만 예외

김슬기 기자공개 2021-07-29 07:14:12

[편집자주]

기업경영 감독,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 후보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추천·선임되는지는 기업마다 사실상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이다. 후보군 관리, 추천 경로 공개 등을 요구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과 달리 비금융 기업은 사외이사후보 추천 시스템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08: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셀프 추천으로 임기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0대 그룹 중 13개 그룹의 계열사들이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는데 대부분 기업들이 사외이사가 스스로를 다시 추천하고 연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근 재계는 기업 경영에 대한 외부 감시를 늘리기 위해 사외이사에 권한을 늘려 주고 있다. 하지만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구성에 대한 권한을 활용해 셀프 추천을 하고 연임 의결까지 하는 것은 균형·견제의 취지에 어긋난다. 상법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30대 그룹 소속 상장기업(191개사) 중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린 기업은 56개사였다. 안건수로 따지면 총 74건이다. 이 중 사추위가 있는 기업은 36개사(49건)였고 위원회 소속인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은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분리선출 감사위원일 경우에는 제외했다.

사외이사 재선임 후보자가 사추위 소속인 26건 안건 중에서 의결권이 제한된 경우는 2건에 불과했다. 총 13개 그룹, 22개사에서 셀프추천이 이뤄졌다. 대부분의 사추위 위원이 본인 스스로 재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사추위 위원 셀프추천이 이뤄진 곳을 기업집단별로 보면 삼성(삼성전자, 삼성물산), 현대차(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SK(SK가스, SK하이닉스), 신세계(광주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 이마트), CJ(CJ대한통운, CJ CGV), 한진(대한항공),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 효성(효성), 태영(태영건설), 하림(팜스코, 엔에스쇼핑), OCI(OCI), 영풍(영풍, 고려아연), SM(대한해운) 등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박병국 사외이사와 김종훈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외이사는 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해 본인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던졌다.

삼성물산도 마찬가지였다. 필립코쉐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는데 해당 위원회에 필립코쉐 사외이사가 들어갔다. 스스로에게 찬성 투표를 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SK그룹의 SK가스 이상구 사외이사와 SK하이닉스 조현재 사외이사 역시 본인들의 연임안건에 대해 동의했다. 효성의 경우 김명자 사외이사는 2월까지 사추위원장으로 활동했고 본인 연임안을 처리한 후 사추위에서 빠졌다. 현재는 효성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예외적으로 의결권에 제한을 둔 곳은 한화시스템이었다. 사추위 위원인 임주재 사외이사(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와 방효복 사외이사(현 대한민국성우회 사무총장)는 올해 2월 열린 사추위 회의에서 본인들의 연임 안건에서 의결권이 제한됐다. 홍성수 사외이사(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역시 의결권이 제한이 됐지만 그는 올해 주총에서 분리선출 감사위원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안건에서는 제외됐다.


현재 금융회사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때 해당 위원회 후보자 본인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비금융회사의 경우 이같은 규정이 없기 때문에 주요 대기업들의 사추위 위원 셀프추천은 법률상 문제는 없다. 하지만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상장사 사외이사의 실효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논란이 많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사추위 운영상의 절차적인 정당성 확보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반기업 사추위를 금융회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될 수 있지만 일정기준의 대기업집단 소속 상장기업(자산 2조원 이상)이나 일반지주회사의 경우 사추위 소속 사외이사 후보자 본인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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