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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마무리 한국팩키지, '친환경' 전환 앞장 자회사 원창포장 합병 마무리 수순...오너 3세 '단우영·단우준' 미래 성장동력 발굴

김서영 기자공개 2021-11-18 07:36:11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그룹의 카톤팩 제조업체인 한국팩키지가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자회사인 원창포장공업과의 합병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외형 확대를 앞두고 있다. 이번 합병 작업을 계기로 친환경 포장사업 전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해성그룹의 친환경 사업을 이끄는 인물은 바로 '오너 3세'다.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의 장남 단우영 해성그룹 부회장과 차남 단우준 해성산업 사장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셈이다. 최근 해성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통해 제지업의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친환경 종이 용기 '카톤팩', 기대되는 친환경 변신

한국팩키지가 생산하는 카톤팩이란 음료나 우유를 포장하는 데 사용하는 종이 용기를 말한다. 한국팩키지는 1979년 국내 최초로 카톤팩을 생산해냈으며 관련 업계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우유 소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보이지만, 매출 규모가 제자리에 머물며 성장성이 정체돼 왔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팩키지의 매출은 수년째 500억원대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우유 소비는 유소년, 청소년 등 낮은 연령대에 집중돼 있는데 최근 저출산 현상의 영향으로 우유 소비가 점차 줄어들며 카톤팩 매출도 덩달아 주춤하는 모습이다.

매출과 비교해 수익성은 다소 불안정한 모습이다. 카톤팩 원지를 일본 등지에서 전량 수입해오기 때문에 원지 판가율과 환율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2016년 6.79%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이후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3분기 말 영업손익이 -361억원으로 나타나면서 적자 전환했다.

한국팩키지는 자회사 원창포장공업과의 합병으로 새 국면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팩키지는 지난 7월 이사회를 개최해 합병계약서를 체결했다. 지난 9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우회상장에 대한 승인을 받으며 비상장사인 원창포장공업과의 합병 작업의 반환점을 돌았다.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한국팩키지 관계자는 "합병 후 한국팩키지의 추정 실적은 매출액 2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매출액 560억원에서 257% 증가한 수준"이라며 "자산총액은 820억원에서 1850억원으로 125% 증가해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팩키지는 외형 확대를 계기로 친환경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팩키지의 친환경 사업의 골자는 카톤팩의 활용 범위 확장이다. 카톤팩이 기존에 우유나 음료를 담는 데 국한됐다면 소재 개발을 통해 세제, 샴푸 등도 담을 수 있도록 상품화하는 것을 뜻한다.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친환경 종이 용기로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한국팩키지는 설비투자에도 나섰다. 지난해 2월 자기자본의 18.44%에 해당하는 80억원을 들여 신규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생산능력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우유팩이 아닌 여러 유형으로 카톤팩을 가공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한 것이다. 이번 설비투자는 올해 12월 말 마무리돼 내년부터 생산력 강화가 예상된다.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간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한국팩키지의 계열사인 한국제지는 친환경 코팅제인 '그린실드(GreenShield)'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카톤팩이 방수가 되는 원리는 종이에 플라스틱 코팅제를 입히는 것이다. 카톤팩이 친환경 용기로 주목받지만 코팅제 때문에 100% 생분해되지는 못했다.

해성그룹 관계자는 "한국제지는 지난해 3월 그린실드 기술과 관련해 국내외 특허 취득을 완료했다"며 "그린실드가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한국팩키지의 카톤팩, 원창포장공업의 골판지상자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너 3세' 단우영·단우준, 미래 성장동력 발굴 '리드'

해성그룹 제지부문의 친환경 사업은 오너 3세가 리드하고 있다. 단재완 회장은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남 단우영 부회장과 차남 단우준 사장은 모두 해성그룹의 지주사인 해성산업에 적을 두고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단 부회장과 단 사장은 1979년생과 1981년생으로 두 살 터울의 형제다. 단 부회장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2008년 한국제지에 입사했다. 한국제지의 대표적인 복사용지 브랜드 '밀크(miilk)' 론칭을 성공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단 사장도 형의 뒤를 이어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그룹 경영에 합류했다.

단 부회장과 단 사장은 한국팩키지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진 않으나 원창포장공업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한국팩키지와 원창포장공업이 합병한 후 직접 경영에 나설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해성그룹 관계자는 "해성그룹은 한국제지, 한국팩키지, 세하 등 제지사업과 해성디에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사업 등 두 축으로 이뤄져 있다"며 "단 부회장과 단 사장은 제지사업의 친환경 전환에 큰 애정과 관심이 있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제지 사업부문을 재정비했다. 해성그룹은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던 한국제지와 해성산업을 흡수합병한 뒤 다시 물적분할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제지는 제지업과 거리가 멀던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 지분을 정리했다. 한국제지의 자회사였던 한국팩키지도 이를 통해 독립 경영에 나서게 됐다.

해성그룹 오너 3세가 선대의 친환경 역사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해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단사천 명예회장 시절부터 한국제지는 국내에 대규모 조림지를 조성해왔다. 그러나 제지업종이 나무를 베고 보일러를 가동하기 때문에 환경을 훼손한다는 시선을 받아왔다.

2001년 회장직에 오른 단재완 회장은 이듬해인 2002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모색해왔다. 2011년 한국제지는 온산공장 인근에 위치한 고려아연 등 화학공장으로부터 폐열(잉여 스팀)을 공급받아 국내 최초로 '굴뚝 없는 제지공장'으로 거듭났다. 이를 통해 원가 절감은 물론 탄소배출권 거래 수익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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