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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글로벌사업 점검]한국증권, 베트남 '본격 성과'…초기투자 인니 '드라이브'정일문 대표 직속 글로벌사업본부 설치, 글로벌 인재 전진배치

최윤신 기자공개 2022-06-22 13:29:02

[편집자주]

2000년대 후반, 증권업계에 해외 진출 붐이 일었다. 대형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사까지 '국내는 이미 레드오션'이라며 해외로 눈을 돌렸다.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과 미국과 영국 등 글로벌 금융 1번지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속속 진출했다. 그 결과 2021년 말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점포는 모두 69곳, 자산총계는 30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5년만에 자산 총계가 10배 가량 불어났다. 비약적 발전을 이룬 증권사 해외사업과 키맨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15: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사업에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일문 대표이사가 적극적인 해외 협약 체결에 직접 나서고 있다.

해외 법인에 대한 추가 투자도 본격화 한다. 조직개편과 외부인력 영입 움직임도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단초다.

단순히 ‘진출’에 의미를 두지 않고 해당 시장의 IB ‘키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움직임이라 주목받는다. 한국과 현지 시장의 기업·투자자를 잇는 가교 역할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신흥시장에 선진 자금조달 솔루션을 제공해 금융혁신을 선도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서 1분기에만 280억 순익 거둬

한국투자증권은 올 초 조직개편에서 ‘글로벌사업본부’를 설치했다. 신설된 글로벌사업본부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이다. 글로벌사업 확대라는 과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정일문 사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정 사장의 의지는 이내 행동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베트남 출장이 가장 눈에 띄는 발자취다. 지난 6~8일 베트남을 방문해 ‘광폭행보’를 밟고 왔다.

현지 최대 자산운용사인 드래곤캐피탈과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채권 부문 등에서 협력하기로 MOU를 체결했고, 현지 물류회사 ASG와는 자금조달 솔루션을 제공키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와 함께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그룹, 호아팟의 최고 경영진, 하노이 거래소 경영진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만남은 현지 자본시장과 기업에 그치지 않았다. 베트남 보건부 산하 조직인 '인구가족계획국'에 연구지원금을 전달하고, '베트남 무역대학교(Foreign Trade University)', '호치민경제대학교(University of Economics HCMC)' 등에 장학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성과가 본격화하는 베트남 법인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돈을 벌어가겠다는 게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지속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투자와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베트남 정부와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증권은 7개 국가에 9곳의 현지법인을 가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직접 지분을 가진 곳은 7곳이며 나머지 두 곳은 손자회사다. 동원증권과 합병 이전부터 유럽과 홍콩, 미국에 현지 법인을 가지고 있었고, 2008년에 싱가포르에도 법인을 만들었다. 베트남 법인은 2010년 중국 법인(진우투자자문)과 유사한 시기에 설립했다. 2018년엔 인도네시아에도 합작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많은 해외 법인 중 성과는 베트남 법인인 ‘KIS베트남’에서 집중해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KIS베트남의 순이익은 280억원에 달한다.


성과는 숫자 뿐만이 아니다. 선진 금융서비스를 통해 인상깊은 트랙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7월 동남아시아 최대 플라스틱 제품 생산그룹인 안팟홀딩스의 130억원 EB발행을 주관한 게 대표적이다. 이 딜은 현지 최초의 EB발행으로 현지 자본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3월에는 안팟홀딩스의 225억원 규모 채권 발행도 주관했다.

브로커리지·자산관리 영역에선 이미 입지가 수준급이다. 우리나라 주식워런트증권(ELW)과 유사한 커버드워런트(CW) 시장에서 업계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외국계 증권사 최초로 ETF AP·유동성공급자(LP) 업무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트랙레코드 쌓이는 인도네시아·선진 시장

2018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설립한 인도네시아 법인(KIS인도네시아)는 1분기 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아직 진출 초기 투자단계로 수익이 본격화되지 못했을 뿐 성공적으로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단 게 한국증권 측의 설명이다.

KIS인도네시아는 최근 현지 수산업회사 ‘실라캅 사무드라’의 IPO를 대표주관해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제조기업 OILS의 IPO 주관을 맡은데 이어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채권발행 시장에서도 세계 1위 펄프생산 제지업체 INKP와 국영 건설업체 ADHI의 공모채 발행에 공동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KIS인도네시아에 자본금을 확충해 역량을 더 키울 방침이다. 지난 3월 말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에 증자를 결의했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대체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인수금융 트랙레코드를 쌓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에선 법인 간 공조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초 유럽 사모펀드 PAI파트너스의 트로피카나(Tropicana) 인수에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해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PAI파트너스와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홍콩현지법인 IB본부를 중심으로 본사 IB그룹과 뉴욕법인 IB본부가 긴밀히 공조해 협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 딜에서 역할한 뉴욕법인 KIS US은 지난해 설립된 신생법인이다. 기존 미국법인(KIS America)가 존재하지만 IB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새 법인을 만들었다. 설립 직후 락우드캐피털의 665뉴욕애비뉴 빌딩 지분 인수에서 인수금융을 도맡아 주관해 이목을 끈 바 있다.

◇ 2020년 영입한 해외통 ‘키맨’으로

한국증권의 글로벌사업은 전사적 과제인 만큼 관련 인력 충원에도 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신설된 글로벌사업본부장 자리에 글로벌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혔고, 각 법인장에는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인물들을 파견했다. 국내 증권사 중 글로벌 시장 개척에 가장 앞선 미래에셋 출신도 눈에 띈다.

2020년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영입된 한국계 미국인 빈센트 앤드류 제임스 상무가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아 글로벌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 중이다. MIT MBA 학위를 받은 인재로, JP모건 아시아태평양지부 연구원,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PE) 아시아지역 부책임자,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 사모펀드·대체투자 책임매니저 등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안성일 해외사업담당 상무도 글로벌 사업의 키 맨으로 꼽힌다. 홍콩법인과 베트남법인, 인도네시아 법인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을 소지한 인물로, 김앤장과 법무법인 지평 등에서 근무했고, 앞서 미래에셋증권 전신인 KDB대우증권에서도 있었다. 2020년 5월 한국증권에 영입됐다.

이밖엔 해외법인장들의 역할이 크다. 베트남 법인은 2017년부터 박원상 법인장이 장기 집권 중이다. 한국증권 기획조정실에서 장기간 근무한 인물이다. 송상엽 인도네시아 법인장도 2017년 말 법인설립추진단장에 임명돼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법인을 이끌고 있다. ING베어링·씨티글로벌증권 등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2004년 한국증권에 입사했고, 2016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다.

미래에셋 출신인 우연광 미국법인장도 눈길을 끈다. 2004년 미래에셋(당시 KDB대우증권)에 입사해 홍콩법인에서 장기간 근무하고, 2017년 말부터 미국 LA법인장을 맡아 온 인물이다. 2020년 한국증권에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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