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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후 상장' 첫 가이드라인…기업들 '물꼬' 트이나 [물적분할 후 IPO 향방은]①주식매수청구권·5년내 상장시 심사강화…기업 "불확실성 줄었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2-09-14 07:32:33

[편집자주]

정부가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대한 첫 번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염두해 왔던 기업들도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주주 보호방안으로 자회사 기업공개의 허들은 높아졌지만 가이드라인이 명시되면서 불확실성은 줄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벨이 물적분할 후 상장의 쟁점과 이해득실, 기업별 전망을 따져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5:08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물적분할 후 상장에 대한 주주 보호방안을 발표하며 기업들의 셈법도 바빠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물적분할 상장 논란이 불거지자 기업공개(IPO)를 보류했던 기업들도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SK온, 포스코 등 물적분할 후 상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기업들이 다시 시동을 걸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으로 자회사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에게는 일단 허들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사라져 물적분할 후 상장의 물꼬가 다시 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 물적분할 후 상장 첫 가이드라인…SK온·포스코 영향권

금융위원회는 이달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 관한 주주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보호 방안은 공시 강화와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상장심사 강화 등 크게 세 가지다. 금융당국은 기업공시서식과 거래소 상장기준 개정은 올해 10월까지, 주식매수청구권 도입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은 연내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주식매수청구권 도입과 상장심사 강화 기준은 방법과 적용 기간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는 물적분할이 추진되기 전 주가로 기업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물적분할 후 5년 이내에 자회사를 상장할 때에는 거래소가 모회사의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노력을 심사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만큼 물적분할 후 상장에 대해 일반 주주들의 지지와 동의를 얻지 못하면 물적분할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며 "만약 대다수 일반주주가 반대하고 주가 하락을 초래하는 물적분할이 이뤄지면 대규모 주식매수 청구권이 행사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이드라인이 나오게 된 계기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다.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하고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LG엔솔 논란 이후 멈췄던 기업공개 시계가 다시 돌아갈 지에 관심이 쏠린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기업들은 일제히 상장하지 않겠다며 몸을 낮췄다. SK온과 포스코, HL클레무브, 현대로보틱스 등이 대표적이다. 2017년 이후 상장돼 이번 금융위원회 제도 적용 대상이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을 분할해 설립했다. HL클레무브는 HL만도의 자동차첨단운전자지원체계(ADAS) 사업을 떼낸 자회사다. 현대로보틱스는 HD현대의 로봇사업이 분할된 곳이다. 올해 3월 물적분할을 통해 탄생한 자회사 포스코도 상장을 않겠다고 못박았지만 원칙적으로는 포함된다.

◇재계 "불확실성 사라졌지만…여론 고려해야"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기업들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도전할 지에 눈길이 쏠린다. 기업들은 아직까지는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특히 물적분할 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됐던 기업들은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물적분할 후 상장을 준비했던 기업들이 필요성을 주장할 명분이 생겼다고 봤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이야기가 나왔던 한 기업의 관계자는 "자회사 상장 예정이 없어 가이드라인을 해석하기도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물적분할 후 기업 입장에선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 조달을 위해서 분리상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 것"이라고 봤다.

'물적분할 후 5년' 동안의 시점 제시가 기업으로서는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5년 1일차에 자회사 상장을 기획하면 주주보호책무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라 불확실성은 줄었다"면서도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기업의 책무 등을 감안하면 어떤 기업도 그런 방식으로는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업공개의 마중물이 돼 왔던 투자업계에서는 물적분할 후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다시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했다.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등 당국의 예상보다 가이드라인이 기업에게 큰 허들이 되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대량으로 행사되면 기업이 모두 사들여야하기 때문에 물적분할 후 상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 매수를 하더라도 분할이 유리하다고 계산되면 진행할 것"이라며 "공개매수나 합병 건과 마찬가지로 일정 기준 이상 주식매수청구권이 발행되면 분할 계획을 철회하는 등의 조건을 달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이 오히려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분할 결정 전 미리 시장에서 관련 이야기가 돌면 주가가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분할 결정을 기점으로 그 전 주가를 반영한다면 기업에서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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