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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보다 주식 많은 박학규 삼성전자 CFO 지난해 장내서 7억원 규모 매입해 최다 보유 임원 등극, 전임자와 다른 행보

김형락 기자공개 2023-01-30 07:46:0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5: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학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가 삼성전자 내에서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한 등기임원으로 올라섰다. 같은 해 입사한 한종희 대표이사(DX 부문 경영 전반 총괄)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DS 부문 경영 전반 총괄) 사장보다도 주식 수가 많다. 삼성전자 전임 CFO들과 다른 이례적 행보다.

박 CFO는 지난 16일 기준 삼성전자 주식(이하 보통주) 2만2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1만8050주를 보유한 경 대표가 박 CFO 다음으로 보유량이 많다. 한 대표는 1만5000주를 가지고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과 나란히 주식 보유량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노태문 무선사업부(MX)장(사장)은 1만3000주, 이사회 의장인 김한조 사외이사는 3655주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위 임원에게 주식 매입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4월 IR부서에서 부사장급 이상 일부 임원에게 주식 매입을 요청하는 메일을 발송하기도 했다. 경영진이 주식을 매수하면 투자자들에게 책임 경영에 나선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임원들의 주식 매매는 의결권 확보보다 주가 부양 효과나 시세 차익을 거두려는 목적이 짙다. 지분을 1% 이상 보유한 임원은 없다.


박 CFO는 지난해 약 7억원을 들여 삼성전자 주식 1만500주를 장내매수했다. 지난해 3월 박 CFO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날 먼저 6000주(약 4억원)를 장내매수해 보유 주식을 1만8000주로 늘렸다. 주총 직후 박 CFO는 최대주주 특별관계자로 편입됐다. 당시에도 특별관계자로 묶인 임원 중 주식 물량이 가장 많았다.

선두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경 대표가 지난해 4월 8000주(약 5억원)를 장내매수해 주식 보유량을 1만8500주로 늘려 박 CFO를 따라잡았다. 지난해 12월 박 CFO가 추가로 4500주(약 3억원)를 장내매수해 다시 경 대표를 제쳤다. 박 CFO는 지난해 상반기 수령한 보수총액(약 8억원) 중 30%가량을 주식 매입에 썼다.

박 CFO, 한 대표, 경 대표 모두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임원 승진은 경영 임원 코스를 밟은 박 CFO가 가장 빨랐다. 2005년 1월 임원 인사에서 상무보를 달았다. 연구 임원으로 성장한 한 대표는 2007년 1월 임원 인사에서 상무보로, 경 대표는 2009년 1월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임원 대열에 먼저 합류한 박 CFO는 주식 매입도 적극적이었다. 2009년 2월 사업지원팀 임원(상무)으로 9주를 신규 보고한 뒤 그해 11월 213주(약 1억6000만원)를 사들였다. 2013년 무선사업부 지원팀장(전무) 시절에도 715주(약 10억원)를 추가로 매수해 937주를 확보했다.

2014년부터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전무)으로 승승장구하던 박 CFO는 2017년 2월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 수사로 미전실이 해체된 뒤 3월 삼성전자 임원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2017년 11월 삼성SDS 사업운영총괄(부사장)로 다시 기용돼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했다. 2018~2020년 삼성SDS에서 받은 보수총액은 약 30억원이다. 2020년 1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친정으로 복귀했다.


복귀할 때 박 CFO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은 2만5500주다. 삼성전자를 떠나있을 때 일부 주식을 처분해 보유량이 줄었다. 임원 퇴임 직전 신고했던 937주를 그대로 들고 있었다면 2018년 5월 액면분할 이후 보유량은 4만6850주여야 한다. 2020년 12월에도 1만3500주를 장내매도해 약 11억원 정도를 현금화했다. 퇴임 전 주식 평균 취득단가 기준으로 2배가량 차익을 남겼다. 2021년 12월 CFO 부임 뒤에는 주식을 팔지 않았다.

한 대표와 경 대표는 박 CFO만큼 주식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2017년 12월 100주를 신규 보고한 뒤 2018년 액면분할 이후 5000주를 유지했다. 지난해 3월 1만주(약 7억원)를 추가로 매수해 현재 물량(1만5000주)을 만들었다. 경 대표는 2009년 1주를 신규 보고한 뒤 한동안 매매가 없었다. 2018년 액면분할을 거쳐 2019년 들어 5000주(약 2억원)를 장내매수했다. 이후 변동 내역을 공시하지 않고, 2021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뒤 보유량을 50주로 신규 보고했다. 그해 12월 1만주(8억원), 지난해 4월 8000주(약 5억원)를 매수해 총 1850주를 보유하고 있다.

박 CFO 전임자들은 CFO 재임 기간 대표이사보다 보유 주식이 적었다. 직전 CFO(2020~2021년)였던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는 2021년 5월 장내매수한 5000주(4억원)가 유일한 신고 내역이다. 노희찬 전 CFO(2017~2019년)도 2017년 12월 200주(약 5억원)를 신규 보고했을 뿐이다. 이상훈 전 CFO(2013~2016년)는 2009년 2월 2473주를 신규 보고한 뒤 장내에서 주식을 팔기만 했다.

임원들은 공시 의무(주식 소유·변동 사항이 있는 경우 5영업일 내)가 뒤따르기 때문에 섣불리 주식 매매 거래를 결정할 수 없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나 CFO 등 고위 경영진의 매매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내부자 주식 거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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