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20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이 신규 신약 개발 모달리티로 항체약물 접합체(ADC)에 이어 마이크로바이오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바이오시밀러 외에 셀트리온이 신약개발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낼지 업계는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특히 셀트리온의 항체 생산역량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출시된 제품 없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셀트리온, 고바이오랩·리스큐어 협업

셀트리온은 고바이오랩에 이어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손잡고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에 나선다. 바이오텍의 마이크로바이옴 원천기술과 셀트리온의 개발 역량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직까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시장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인허가 절차를 통해 개발 주기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고바이오랩과 공동연구 진척 상황은 현재 (마이크로바이오 기반) 후보물질 발굴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시장에 출시된 제품이 없다. 다만 미국 바이오텍 '리바이오틱스'가 개발 중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파이프라인 '레비요타(Rebyota)'가 임상을 마치고 상업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레비요타는 분변이식술(FMT)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이다.

하지만 기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과 FMT는 다른 접근법이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진정한 의미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시장에 나오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레비요타는 항생제 치료 이후 죽은 장내 미생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엄밀하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보기 어렵다"며 "특정 미생물 균주를 의약품으로 만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장 질환 뿐만 아니라 암, 신경계질환에도 효능이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셀트리온은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3월 고바이오랩과 아토피피부염과 과민성대사증후군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이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회사는 시장에 마이크로바이옴 약물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겐 기회라고 강조한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부문장은 작년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거의 없거나 적은 영역"이라며 "고바이오랩과 공동개발을 비롯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실질적인 연구를 위해 구상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강점 두고 갑론을박...마이크로바이옴 CDMO 확장 가능성 전망

이처럼 시장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없는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관련 모달리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회사 측의 설명대로 항체 의약품 인허가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의 난관은 효능이 나올 수 있도록 최적의 제조품질관리(CMC)를 세우는 것"이라며 "바이오텍이 대량생산을 위한 CMC 조건을 세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셀트리온이 관련 인허가 절차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이 기존에 개발해 온 항체 의약품과 마이크로바이옴은 특성이 다른 모달리티이기 때문에 셀트리온만의 별다른 강점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시장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개발과 유통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들이 기존 바이오의약품들과는 다소 달라 (셀트리온이) 특별히 강점은 없어 보인다"며 "다만 기존 대기업과 달리 바이오텍이 자율적인 연구 방향성을 인정해 주고 진정한 의미의 협업을 한다면 유의미한 결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시장에서 항체 위탁생산(CMO) 시장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때문에 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협업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개발(CDMO)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신약개발은 어렵지만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CDMO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꾸준히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이 창업되고 있다"며 "때문에 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 등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CDMO 사업으로도 확장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