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로드 투 아메리카]미중 배터리 공급망 경쟁, 기대되는 '반사이익'②북미 공급망 구축으로 中 위주 희토류 조달 구조 개편, 멕시코 매장 리튬 주목
이민우 기자공개 2023-03-13 13:04:05
[편집자주]
미국은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산업 투자 유치와 육성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을 의식하며 CATL 등 중국 기업을 배제한 채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에게는 희소식이다. 수익성 위주 투자 전략을 고수 중인 삼성SDI 역시 이에 주목해 공격적인 미국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의 미국 진출 행보와 주변 이야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6:0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투자에 나선 삼성SDI가 미국, 중국 간 배터리 공급망 경쟁 심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남미, 아프리카 등 희토류 원산 국가에 자금을 투입해 공급망을 장악했다. 이에 리튬 등 소재만 아니라, 희토류 광산 가격까지 급등하는 추세다. 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의 원자재 리스크와 중국 의존도가 꾸준히 지적되는 이유다.북미에 새로운 리튬 등 희토류 공급망이 구축되면, 삼성SDI 등 미국에 생산거점을 두는 배터리 기업은 중장기적으로 중국향 소재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을 북미 관계 국가와의 협력한 리튬 매장량 조사, 자체적인 희토류 정제·처리 인프라 육성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와 인력 투자를 시사한 상태다.
◇중국 아래 놓인 배터리 공급망, 희토류 광산 값 급등
희토류는 토양 내에 희귀하게 존재하는 원소 또는 광물이다. 각종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투입되지만, 매장량이 적고 채굴도 쉽지 않다. 덕분에 가격이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추세로, 2차전지 필수소재도 상당수가 희토류다.
문제는 희토류의 글로벌 공급망이 대부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였다는 점이다. 중국 내부에서 채굴되는 희토류 외에도, 남미와 아프리카 등 주요 희토류 매장 국가의 상당수 광산이 중국 자본에 잠식됐다. 미국, EU 등 주요 서방 국가 정치권은 전기차·배터리 산업 확대에 비례한 중국 의존도 증가를 우려 중이다.
실제로 간펑리튬 등 중국 리튬 공급사들은 선점한 광산 소유권과 폭등한 가격을 기반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간펑리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4조원 내외로 추산된다. 지난해 2조원이었던 삼성SDI의 연간 순이익의 2배다.

배터리 소재 기업 한 고위 관계자는 "회사에서 소유중인 해외 리튬 광산이 있지만, 중국에서 막대한 자금을 퍼부은 탓에 추가적으로 희토류 광산 소유권을 확보하기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차라리 과거 조금이라도 선점했던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현재는 가격이 10배 이상 크게 올랐다"고 귀띔했다.
이에 EU와 미국 등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경제안보법에서 중국의 리튬 등 희토류 공급망 영향력을 감소시킬 견제책을 내놓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의 과제도 공급망 내 중국 비중 줄이기로 귀결됐다. 삼성SDI는 2018년 매입했던 간펑리튬의 주식 중 절반을 지난해 9월 매각해 중국 영향력을 줄이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미국·멕시코 등 북미 공급망 건설, 중국 의존도 꺾일까
미국과 중국의 리튬 등 희토류 공급망 경쟁이 가열화되면, 삼성SDI는 공급망 균등화라는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다. 글로벌 리튬, 희토류 생산의 60%를 장악한 중국 비중을 줄이는 것은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론 한계가 명확하다. 하지만 미국 중심의 중국 제재와 북미 자체 리튬 공급망 구축 등이 병행되면, 삼성SDI가 공급망 내 중국 비중 일부를 북미 신규 공급망으로 대체할 길이 열린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광물 협의체인 MSP까지 출범시킨 바 있다. 올해는 한술 더 떠 주변 캐나다, 멕시코와도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알래스카부터 멕시코 최남단까지 북미 내 매장 리튬 조사와 확보에 매진한다. 중국-남미로 엮어진 기존 리튬 공급망 구조를 파훼하고, 북미 자체 리튬 자생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배터리 기업 한 관계자는 "중국의 희토류 경쟁력 중 하나는 정제·생산·처리 등 배터리 소재 생산 과정을 대부분 자국 내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도 대응해 조단위 금액을 배정하며 배터리 소재 및 광물을 정제·처리할 수 있는 기업과 인프라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육성챙은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의 자금 부담을 줄이고, 소재 조달 라인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북미 공급망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곳은 멕시코다. 소노라 등 지역에 매장량 170만톤에 해당하는 리튬을 보유 중으로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간펑리튬 등 중국 기업도 주목해 사업권을 확보하는 등 진출을 추진했지만, 올해 멕시코 정부에서 광산 국유화를 시사해 중국 기업 영향력은 급감할 전망이다.
업계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멕시코의 리튬 광산 국유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멕시코 수출 80%가 미국에서 발생해, 멕시코 경제가 사실상 미국에 종속돼있는 탓이다. 추후 현지 리튬 광산과 법인의 소유 지분을 멕시코 정부에서 보유한다고 해도, 이를 중국에만 넘겨주지 않으면 미국의 손해는 사실상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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