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하나만 안다.'그리스의 시인, 아르킬로코스는 인간을 크게 여우형과 고슴도치형으로 나눈다. 여우는 다채로운 전략으로 변화를 추구하지만 고슴도치는 일관된 방식을 고수한다. 아르킬로코스의 이 논리는 오늘날 인간 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적용된다.
유상증자 시장에서 ‘여우형 하우스’는 NH투자증권이다. 다년간 쌓은 유상증자 노하우를 발휘해 다채로운 발행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둔다. 고객 맞춤 솔루션에 집중하는 게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의 신념으로 전해진다.
하이브 딜은 유상증자 전략의 결집체라는 평을 받는다.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하이브는 반년 만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미국 계열사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었으나 새내기 상장사로서 부담이 컸다.
IPO 과정을 함께한 NH투자증권 실무진은 하이브에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제시했다. 주주 배정방식과 제3자 배정방식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구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전량 배정하는 대신 제3자 배정방식으로 새로운 주주를 영입하는 구조다. 제3자 배정방식을 통해 사실상 사모 형태로 발행하는 신주는 1년간 보호예수를 걸어 안정을 꾀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구주주들이 청약에 몰려 101.9%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 없이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마쳤다. 8일 후 단행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계획대로 진행됐다. 총 6274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례적인 주가 상승도 경험했다. 주주 편입 과정에서 주가가 흔들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하이브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보호예수 기간으로 주가 변동 원인을 원천 차단한 데다 구주주가 적극적으로 청약에 참여한 영향이다.
기업의 CFO들은 피하고 싶은 조달책이 유상증자라고 입을 모은다. 주식 수를 늘려 자본금을 조달하는 만큼 주주 설득 과정이 만만치 않아서다. 계획대로 증자를 진행해도 미매각이 발생해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때 단순히 수수료율을 낮추는 고슴도치보다 발행사 맞춤형 전략으로 성공률을 높이는 여우형 하우스가 매력적이라는 게 CFO의 입장이다. NH투자증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배경이다.
윤 대표의 신념은 NH투자증권이 유상증자 시장에서 10년 연속 선두권을 지키는 비결로 자리 잡았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기업에게 딱 맞는 전략을 제시하는 여우형 하우스, NH투자증권의 재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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