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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준 엔씨소프트 CFO "연내 M&A 성과낸다" "보텀피싱 전략, 비게임사 인수도 검토"…자사주 활용 등 재무적 전략 예고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30 12:53: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5: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9일 주주총회 직후 더벨과 만나 "연내 재무적으로 변화가 많을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뛰어넘는 자사주 활용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의 선진 재무전략을 벤치마크하려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홍 CFO는 M&A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확히 '올해 안으로'라는 워딩으로 구체적인 로드맵 계획을 밝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재무전략은 온전히 홍 CFO의 철학에 맡겨서 운영해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투자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시간 동안 이어진 주총

엔씨소프트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제 2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고 2022년 연결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김택진 대표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리니지W와 길드워2의 선전으로 해외 매출이 30%를 넘어섰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중요한 분기점을 맞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또 "TL을 필두로 플랫폼 다변화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며 "'논(non) MMORPG' 신작 4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주총은 장기간 이어졌다. 한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주총이 끝난 뒤에도 추가로 한시간 동안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IR간담회를 진행했다. IR실은 주주들의 우려감과 질문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긴급하게 간담회를 결정했다.

주총 1호 안건 상정 때는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강한 비판을 가하면서 의결되기까지 논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위 학회장은 김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CPO)이 경영에 참여하는 엔씨소프트의 지배구조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위 학회장은 "직전 엔씨웨스트 전임자는 3년간의 적자로 인한 책임으로 물러나야 했다"며 "그러나 윤송이 CSO 대표 체제에선 6년간 적자가 이어졌는데도 책임을 묻지 않았고 대표 교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윤 CSO는 인공지능 기술 연구조직을 설립한 뒤 지금까지 이끌어왔고, 최근 미국에서 열린 GDC(게임 개발자 회의)에서 '디지털 휴먼' 기술을 발표하는 등 회사에 기여했다"며 "CPO 역시 모바일 시장을 기반으로 한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증대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위 학회장이 계속해서 질의를 이어가자 김 대표는 CSO와 CPO에 대한 보상은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며 발언권을 중단시켰다. 김 대표는 이날 주총의 의장을 맡아 발언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쥐었다.

◇주주들, "야구단 비용 우려, 자사주 소각 필요" 의견 제기

이날은 재무 전략과 관련한 질문도 많았다. 한 주주는 "엔씨소프트의 현금성자산 너무 오래 잠을 자고 있다"며 "현금흐름이 우수한 만큼 현금성 자산을 사업에 적극 활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홍원준 CFO는 "적절한 지적이다"며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서 에비타의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중요한 건 성공적인 M&A로 연결이 돼 회사 전체의 연결 에비타로 잡히는 게 제일 좋은 결과인데 지속적으로 시도를 해온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M&A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도 드러냈다. 넷마블의 스핀엑스 M&A를 유추해볼 수 있는 경쟁사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해외 M&A는 통상적으로 체결 이후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금융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보텀피싱'이라는 M&A 전략을 게임사 뿐 아니라 비게임 분야도 검토 중이라 곧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택진 대표는 개발비를 축적해야 한다는 첨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게임 산업의 본질이 흥행업임을 잊지 않고 있다"며 "실패할 경우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개발비를 축적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주주는 엔씨소프트의 계열사인 엔씨웨스트의 경영이 부실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가족 경영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앞선 주주가 말한대로 윤송이 CSO가 이끄는 엔씨웨스트 경영이 부실한 건 맞다"며 "경영진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구단 운영비용에 대한 의견도 제기했다. "작년 야구단(NC 다이노스) 운영에 30억 원이 넘는 광고비를 썼고 대여금까지 있는데, 주주 입장에선 동의하기 쉽지 않다"며 "깨진 독에 물 붓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당 주주는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소각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홍 CFO는 "자사주 소각은 일회성을 진행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일반적인 자사주 처리가 아닌, 전략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올해 내로 전략을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엔씨웨스트, 엔트리브는 강력한 재무적·구조적 개혁 작업을 진행 중이고, 야구단도 마찬가지로 비용 구조를 파악해 운영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원준 부사장은 지난 2021년 CFO로 취임했다. 윤재수 전 부사장이 퇴사한 뒤 약 8개월간의 공백을 채운 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MBA를 수료했다.

이후 모건스탠리(홍콩), 센토러스 캐피탈(영국) 등을 거쳤으며, UBS증권(한국) IB부문 대표와 스톤브릿지캐피탈 파트너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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